
골 때리는 블라인드 캐스팅으로 프리뷰 시작부터 많은 예매자들의 뒷통수를 후려갈긴 문제작,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왔습니다. 물론 저 역시 급작스럽게 (변경)발표된 캐스트로 인해 피를 본 관객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요. 그래도 프리뷰를 이틀 연속 예매하면 서로 다른 캐스트는 당연히 볼 수 있겠지 싶었으나 결과는 이틀 모두 양준모/최현주/정상윤 캐스트.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인생이 그렇죠 뭐.
프리뷰 첫날이자, 제게도 첫 팬텀이었던 16일 공연은 프리뷰 치고는 썩 괜찮은 공연이었습니다. 2층 좌석에서 관극했는데, 첫관극 자리로는 2층 3~5열 정도가 제격일 것 같더군요. 정교하고 화려한 무대 장치와 미술, 테크니컬한 장치들이 주는 감동이 많은 작품입니다. 1층에서 본다면 그 재미를 많이 놓칠 것 같네요. 이전에도 한 번 말했듯이 드림걸즈 LED 패널 무대를 본 이후로는 제아무리 무대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작품을 보아도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LED고자-_-가 된 몸인데, 세련되고 독창적인 맛은 없지만 손으로 하나하나 작업한 듯 중후하고 화려한 오페라의 유령 무대는 꽤나 인상깊은 것이었습니다. 팬텀의 신출귀몰함을 효과적으로 연출하는 이런저런 마술 장치들과 더불어 전체적으로 아주 잘 만든 서커스 쇼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더군요. 팬텀의 불쇼(...)는 2층에서 볼 땐 에이... 너무 약하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싶었으나 1층 가까이에서 보니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꽤 화력이 세더군요. 하지만 화력과는 별개로 빵! 터지는 임팩트는 (지킬에 비하면)여전히 약했어요. 전체적으로 지킬이 개별적인 씬 마다의 상황을 임팩트 강하게 연출하는 데에 총력했다라면, 팬텀은 극중극인 오페라의 무대, 팬텀의 지하 공간, 크리스틴의 분장실 등 장소의 공간감을 최대한 환상적이고 몽환적으로 연출하는 데에 모든 테크니컬 요소가 집중된 듯 했습니다.
팬텀이 샤롯데에서 공연한다고 했을 때 가장 우려햇던 점 중의 하나는 바로 무대의 크기였죠. 팬텀을 올리기에 샤롯데 무대는 가로 넓이가 너무 작은 것 같았거든요. 노 한 두 번만 저으면 다 건너가겠네 싶었는데, 실제로 보니 무대를 꽤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대를 넓다기 보다 깊게 활용하고, 팬텀의 지하 공간으로 이동하는 장면에선 리프트를 통해 공간의 심도를 높입니다. 2층에서 보니 무대 위에 그 바닥이 보이지 않을만큼 깊고 검은 호수가 실제로 존재하는 거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마법 같은 순간이 펼쳐지더군요.
음향은 드림걸즈 때에 비하면 훨씬 나아졌습니다. 드림걸즈의 경우 2층에선 아주 못 들어줄 정도였는데 팬텀은 2층에서도 그럭저럭 괜찮더군요. 몇몇 넘버에서 가사 전달이 잘 되지 않던 문제는 당장 하루만에도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보아 본공연에선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팬텀이 목소리만으로 등장할 땐 전천후 5.1 채널로 들리기 때문에 관객들이 깜짝 깜짝 놀라는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몇몇 부분에서 반주가 MR인 것처럼 들리는 부분들과 보컬 AR이 깔려있는 것처럼 들리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라 좀 더 여러번 들어봐야 확언할 수 있겠네요.
팬텀을 첫날 보면서 들었던 가장 큰 혼돈 중의 하나는 노래가 도통 끝나질 않는다는 거였죠. 딴- 딴! 하고 강렬한 반주와 함께 명확하게 끝나는 곡(예를 들면 지킬의 Facade라든지)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끝날 듯 끝날 듯 계속해서 이어지는 넘버들의 향연에 어느 타이밍에 박수를 해야할지, 이 곡은 어디서부터 처음이고 어디까지가 끝인지 꽤 당황스러웠습니다. 게다가 The Phantom of the Opera 정도를 빼면 다 비슷비슷한 멜로디의 곡들이라 공연을 보고 나와서도 딱히 귓가에 맴도는 넘버를 찾을 수 없었어요. 물론 출연 배우들간의 호흡이 아직 잘 다듬어지지 않아 3중창, 7중창으로 들어가면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불협화음이 발생한 것도 인상깊은 넘버가 없었던 데에 한 몫 당당히 했겠죠. 그런데 두 번째로 관극하니 팬텀, 크리스틴, 라울 각각의 캐릭터를 상징하는 하나의 테마곡이 있고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때로는 서로의 테마곡을 바꿔 불러가며, 때로는 각자의 테마곡을 3중창으로 부르는 reprise들이 흥미롭더군요. 같은 All I ask of you라 해도 라울이 부를 때의 느낌과 팬텀이 부를 때의 느낌은 확연히 다르고, 특히 극의 절정 부분인 마법의 올가미;;씬에서 팬텀은 The point of no return을, 크리스틴은 Angel of music을, 라울은 All I ask of you를 동시에 불러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은 꽤 멋진 연출이었습니다. 단, 아직은 셋이 다 따로 노는 듯한 보컬 밸런스 덕분에 화음이라기보단 소음에 가까운 인상이었지만(...) 이건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더 좋아지겠죠.
양팬텀과 최크리스틴의 The point of no return은 대단히 섹시한 넘버였습니다. 극의 전개상으로도 연출상으로도, 지킬로 치면 It's a dangerous game과 같은 역할을 하는 넘버라 할 수 있겠는데 댄저러스 게임보다 스킨쉽의 강도는 약해도 훨씬 더 흡인력 있고 에로틱한 장면이었어요. 극 중 극인 '돈주앙의 승리' 속 캐릭터들의 상황과 실제 팬텀, 크리스틴의 상황이 묘하게 맞물려 있어 극적인 긴장감을 최고치로 올리는 데다가, 검은 천으로 온 몸을 가린 채 어떠한 시각적 정보도 없이, 청각과 촉각만으로 그녀- 크리스틴의 손길을 느끼는 팬텀의 존재 자체가 더없이 관능적이었어요. 이렇게 팽팽한 성적 긴장감을 무대 위에서 느껴본 게 얼마만인지. 만약 팬텀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면 그것은 십중팔구 이 넘버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양준모의 팬텀
팬텀은 지킬과 더불어 대다수의 남자 배우들이 일생의 로망으로 꿈꾸는 배역이죠. 지킬이야 2시간 20분 내내 퇴장하는 씬도 거의 없이, 극의 모든 드라마와 넘버를 주도하는 압도적 캐릭터인데다 못하면 슬랩스틱 코미디 잘하면 기립 퍼포먼스인 Confrontation까지 있으니 배우로서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다 싶었지만 팬텀의 경우, 등장하는 씬이 고작 20분 정도에 팬텀을 대표하는 넘버도 고작해야 The Phantom of the Opera와 Music of Night 정도라서(그나마 팬텀옵디오페라는 듀엣이고) 극을 직접 보기 전까진 어째서 이 캐릭터에 그토록 많은 배우들의 관심과 애정이 집중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극이 시작된지 20분만에 알겠더군요. 무대 위에서 손가락 하나 보이지 않아도, 목소리만으로 극장의 공기를 뒤흔들어놓는 팬텀의 압도적 존재감을. 과연 모든 명망있는 배우들이 탐낼만한 캐릭터였습니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비율은 팬텀:크리스틴:라울=20:50:30 정도지만, 실제 관객들에게 느껴지는 존재감으로 따지면 60:30:10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물론 모든 캐릭터들이 그러하듯이 팬텀이란 캐릭터의 존재감도 배우의 역량에 따라서 많이 좌우되겠지만, 극 중 신경써서 제작하고 연출한 티가 나는 거의 모든 장치들이 오로지 팬텀을 돋보이게 함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 아, 이 정도로 제작진이 자신들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연출해주는 캐릭터라면 배우도 정말 연기할 맛 나겠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양준모의 팬텀은 그러한 제작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리지 않았습니다. 프리뷰인만큼 한창 무르익은 공연의 완성도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팬텀이란 이런 캐릭터구나'라는 것을 느끼기엔 충분한 존재감이었어요. 양준모씨야 뭐, 워낙 발성 좋고 성량 우렁차기로 유명한 배우 중의 한 명이죠. 특히 딕션이 깨끗해서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의 한 장면처럼 책을 읽거나 나긋한 톤으로 대사 칠 때의 목소리가 마치 전문 낭독가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바로 이런 점이 극 중 무대 위 등장 없이 목소리만으로 편지를 읽거나 크리스틴에게 나직이 속삭이는 씬에서 더욱 더 이 배우의 존재감을 빛나게 만드는 효과를 불러일으키더군요. 어둠의 지배자인 팬텀이라기엔 지나치게 젊고 달콤한 목소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팬텀은 크리스틴의 Angel of Music이기도 하니까요. 양준모의 팬텀은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크리스틴을 홀릴 수 있을 만한 남자였어요. 넘버들도 딱히 빠지는 곳 없이 잘 소화하긴 했으나 유독 Music of Night의 마지막 '밤의 노래여---'에서 가성으로 높고 길게 잡아 빼는 '여---'같은 부분은 음정과 호흡이 많이 흔들리더군요. 이 부분만 개선하면 노래야 뭐, 장기 공연의 차질없는 진행을 위해 목관리만 잘 한다면 앞으로도 치명적으로 흠이 될만한 부분은 없을 듯 합니다.
팬텀이 이렇게 불쌍한 캐릭터였나요. 적어도 양준모의 팬텀은 그 그림자 속에 숨겨진 나약한 내면보다는 일단 그 그림자의 거대한 크기를 강조하는 연기를 펼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양준모의 팬텀은 변태적 스토커나 무시무시한 가해자라기보단 크리스틴의 유서 깊은 어장 관리에 희생당한 가엾은 인간 남자 No.287일 뿐이었습니다. 팬텀의 미스테리한 힘이나 음산함을 보여주는 넘버보다는 The Point of No Return처럼 팬텀의 비극적 상황과 감정을 묘사하는 넘버들에서 그의 목소리나 연기가 더욱 빛나더군요. 특히 크리스틴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부르는 All I ask of you 장면에선 그 한없는 서글픔에 저도 모르게 눈물마저 고였습니다. 김지킬 보면서도 안 울어본 내가! 내가! 팬텀을 보며 눈물짓다니! 심지어 가면을 벗긴 크리스틴을 향해 "저주해! 증오해! 널 용서치 않으리라!"며 절규하는 장면에서조차 가사와는 달리 분노나 증오보다는 크리스틴에서 자신의 본얼굴을 들킨 당혹스러움과 이렇게 태어나 살아갈 수밖에 없는 본인의 처지를 비관하는 절망감이 훨씬 강조된 연기였죠.
윤영석 팬텀은 또 조금 다른 팬텀이겠죠? 그러나 라울 풀어주자마자 쏠랭 그이 손 붙잡고 도망갔다가 원숭이 인형의 오른쪽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쓸쓸히 마스커레이드를 부르는 팬텀에게 다시 찾아와 그가 줬던 반지마저 돌려주는 어장관리계의 만렙 크리스틴이라는 캐릭터가 존재하는 한, 팬텀은 누가 해도 결국엔 눈물나는 캐릭터일 것 같단 생각도 듭니다. 아... 정말이지, 산삼을 발견한 암 말기 환자의 심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팬텀을 향해 반지까지 빼주는 크리스틴을 보고 있자니 저, 저 년이?!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에서 오리배 타는 연인 마냥 올아이 부르며 유유자적 노 저어가는 크리스틴과 라울은 딱 이거였어요.
최현주의 크리스틴
일단 사과부터 하고 넘어가야할 것 같네요. 솔직히 말해 크리스틴으로 분한 이 배우의 비주얼을 좀 많이 걱정했더랬습니다. 지킬을 볼 때부터 김소현씨의 창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고로, 최현주 크리스틴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죠. 그런데 더 뮤지컬 9월호에 수록된 팬텀 출연진들의 화보 사진 중 최크리스틴의 사진이 너무.... 너무..... (이하 생략) 외모 가지고 아쉬운 소리하는 것만큼 치사한 짓도 없지만, 엄연히 관객들의 시각적인 충족도 티켓값에 포함된 공연이기에 그 통통한 얼굴이 크리스틴에 어울릴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는 없었어요. 결과는? 만족!!! 최현주씨는 더뮤지컬 포토그래퍼에게 분노의 로우킥을 날리도록 합니다. (...) 실제로 무대 위에서 보면 그, 그렇지 않아요! 아주 동안은 아니지만 발그레하게 부푼 뺨에서 더 소녀다운 사랑스러움이 느껴지는 크리스틴이었어요. 게다가 몸매가 아주 늘씬해서(+풍만한 슴가) 허리를 타이트하게 조이고 가슴을 깊게 판 크리스틴의 드레스가 몹시 어울렸습니다. 사실상 오페라의 프리마돈나라면, 김소현씨처럼 작고 깜찍한 요정같은 체형보다는 어느정도 글래머러스하면서도 몸의 균형이 탄탄히 잡힌 최현주씨 쪽이 좀 더 현실적으로 설득력있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홍라울과 함께 서면 키가 거의 엇비슷할 것 같아;; 그 부분은 쫌 걱정되지만 정라울과는 아주 잘 어울리는 그림을 연출합니다. 그야말로 늘씬한 8등신의 선남선녀 커플이에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비율도 안 좋은 싱글남 팬텀이 더 불쌍해보이기도 <-)
최현주 크리스틴의 가장 큰 장점은 가창력이 매우 안정적이라는 점일 겁니다. 특히 기교가 뛰어나요. 고음의 음정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기술도 뛰어나고, 호흡을 어느 지점에서 맺고, 끊어야할지를 처리하는 솜씨가 돋보여서 The Phantom of the opera의 하이라이트인, 계속해서 키가 올라가는 후반부에서 '숨이 찬'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첫공 때,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잘해서 레알 돋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물론 호흡이 다소 짧고, 길게 뽑는 음의 마무리 처리가 깔끔하지 못하다는 약점도 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타고난 음색이 청아하고 고운데다가 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하는, 쓸데없이 지저분한 바이브레이션도 거의 없어서 적어도 최현주 크리스틴의 가창력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려놓긴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연기력 면에 있어선 앞으로 꾸준히 발전을 시켜야할 것 같습니다. 분장실에서 라울과 첫대면을 했을 때나, 팬텀의 가면을 벗기고 경악했을 때나, 아버지를 떠올리며 묘지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의 표정이 다 똑같은 크리스틴은 극의 히로인인 동시에, 팬텀과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축으로서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겠죠. 워낙 연출 상으로 팬텀이 돋보이는 극이긴 하지만 그냥 희대의 개미년으로 남느냐, 강단 있으면서도 내면의 고독이 있고, 타인에 대한 연민의 정까지 놓치지 않는 매력적인 숙녀가 되느냐는 크리스틴 역을 맡은 배우의 역량이 결정하는 부분이라고 봐요. 그리고 그 일본 특유의 성우스러운 대사처리와 발성도, 많이는 아닌데... 가끔씩 툭툭 튀어나오더군요. 저야 원체 일본 성우들도 좋아하고 드라마CD 즐겨들어서 딱히 거슬리진 않지만 한국식으로 연기하는 다른 배우들과의 조화 문제도 있으니까, 이 부분도 좀 더 신경을 써준다면 좋을 것 같고요. (특히 묘지에서 노래 부를 때 창법이나 연기나... 모든 면에서 너무 신파조; 소녀와 숙녀의 아슬한 경계에 서 있는 설렘과 아스라한 슬픔이 느껴지는 게 아니라 소박맞고 쫓겨난 쇼와시대 여인네의 한이 서린 노래 같았죠.)
정상윤의 라울
아무리 후하게 평가해도 70점 이상의 점수를 주기는 힘들 것 같음. 이것이 첫날 팬텀을 본 저의 정라울에 대한 감상이었습니다. 당연하죠. 첫날 공연을 봤던 좌석은 2층에서도 중간 이후의 뒷열이었는데, 표정도 잘 보이지 않는 그 좌석에서 배우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가장 큰 척도는 노래였으니까요. 엄밀히 말해 노래를 '잘 못' 부른 건 아니었어요. 다만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극 안에서는 '잘못' 부른달까요. 사실 저는 정상윤씨의 목소리나 창법을 꽤나 좋아합니다. 그가 어느 콘서트에서 불렀던 'Sarah'라는 곡을 듣고, 생전 처음 듣는 노래를 통해서도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았으니까요. 그것이 이 배우에게 호감을 갖게 된 계기였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배우가 라울 역에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Sarah와 씨왓의 '호기심'을 불렀을 때처럼 낮고 달콤한 목소리로 All I ask of you를 부른다면 썩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합니다. 단, 솔로곡으로 부른다면. 정상윤씨는 주요 캐스팅 중에서 유일하게 성악 베이스가 아닌 창법과 발성을 하는 배우죠. 같은 역의 홍광호씨도 성악 전공자는 아니지만, 전공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오히려 의외라 느껴질 정도로 깊고 울림이 강한 목소리의 소유자이니 예외로 칩시다. 오페라의 유령에 캐스팅 되고 난 후 극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나름 노력을 한 것 같긴 하지만(이미 쓰릴미 5월 공연에 들어서면서부터 발성이 달라지고 있음은 느껴졌죠.) 여전히, 다른 배우들과 목소리가 섞였을 때 정라울 혼자 이질적인 느낌을 주고 있음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진짜 솔직히 말하면 묘지에서 크리스틴과 팬텀이 듀엣으로 노래를 부를 때 라울이 끼어들어 3중창으로 바뀌는 순간, 라울은 화음 망치지 말고 좀 빠져줬으면 싶은 생각마저 들었어요. 관극 둘째날은 제 귀가 익숙해진 건지 하루 사이에 배우들의 호흡이 좀 더 긴밀해진 것인지, 16일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3중창, 7중창에서 라울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묻혔고요.
이건 기술적인 문제나 연습량의 문제도 아니고, 노래를 처음 시작한 기본 베이스의 문제인지라 하루아침에 바꿀 수도 없는 거라서 첫날 공연을 보고 온 후 내내, 정라울이 이 이질적인 발성과 창법을 대체 어떻게 개선해 나가면 좋을까- 하는 쓸데없는 고민을 했는데요. (정말 쓸데없죠. 내 코가 석자인데 누가 누굴 걱정해 지금-_-;;) 둘째날 공연을 찬찬히 보고 나니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이 치명적인 약점도 잘하면 연기와 캐릭터로 커버가 될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이게 팬텀이나 피앙지같은 캐릭터였다면 어려웠겠지만 라울은 극 중에서도 원래가 이질적인 성격의 캐릭터란 말이죠. 극장주 피르맹 정도를 빼면 라울은 오페라나 성악과는 1그램도 관련이 없는 거의 유일한 캐릭터이고, 그렇게 생각하면 오페라단의 일원인 크리스틴, 칼롯타, 피앙지, 멕 지리나 그야말로 음악의 천사님(...)인 팬텀과는 확연히 다른 발성과 창법으로 노래를 부른다 해도, 배우 정상윤이 아닌 라울 샤그니 자작으로서는 그렇게 어색한 상황은 아니라는 거죠. 단 이렇게 되려면, 혼자 팝하게 노래 부르는 정상윤이라는 존재가 무대 위에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100% 완벽하게 라울이란 캐릭터를 구현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라 붙겠지만요.
일단 시작점의 연기과 캐릭터 구축은 괜찮습니다. 인터미션과 공연이 끝난 후 극장을 빠져나오는 여성 관객들 입에서 정라울 이야기가 끊이지 않더군요. 1년이 지나고나면 팬클럽 회원수가 꽤 늘어 있겠어요. 오페라의 유령을 공연하기에, 그의 발성과 창법이 타고난 약점이라면 그의 훈늉한 비주얼은 타고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씨왓이나 쓰릴미 볼 때는 정상윤씨 비율이 그렇게 좋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팬텀에서 보니 이건 뭐, 마스커레이드 씬에서 라울만 보이더군요. 크리스틴 구하러 호수 속으로 뛰어들 때는 주위 여성관객들의 숨이 멈춰지고 침 꼴딱 넘어가는 소리가 생생히 귓가에(...) 일단 정상윤씨는 의상 디자이너에게 맛있는 식사 한끼 사드립니다. 다른 거 다 제쳐두고라도 중간에(프리마돈나 넘버였던가요?) 코트 입고 나오는 씬에서 그 코트! 뒷판의 허리 부분을 이중절개한 그 코트의 패턴은 정말 정상윤 체형에 맞춘 의상이라고밖엔 설명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 여성복 패턴의 프린세스 라인 롱코트가 어울리는 남자 체형이 얼마나 되겠어요?!
공연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여러번, 강한 라울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확실히 강하긴 합니다. 가끔 씨왓의 강도 목소리가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죠. 하지만 뭐 강하다곤 해도 기본 체형이 있어서(...) 물리적인 힘으로 압도한다든가 하는 캐릭터는 절대 아니고, 성격 상으로 피아구별이 아주 뚜렷한 성격의 라울이 되겠네요. 차가운 귀족 남자, 그러나 크리스틴에겐 따뜻한 라울이랄까. 처음 라울 역에 정상윤, 홍광호씨가 더블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퍼졌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젋고 잘생긴 귀족 청년이라는 라울의 캐릭터를 소화함에 있어, 정상윤씨보다는 홍광호씨 쪽에 우려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저는 오히려 홍광호씨가 훨씬 귀족적으로 화려한 맛이 있다고 생각해요. 정상윤씨는 화려하다기 보단 일상성과 검박한 속성이 강한 배우이고, 연기스타일이나 잘 소화해낼 수 있는 캐릭터 역시 그 본인이 밝혔듯 일상적이고 현대적인 작품이 잘 맞는다 생각해왔거든요. 정상윤의 라울은, 일단 비주얼에서 훤칠하고 멀끔하니 호청년의 이미지를 풍기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귀족의 화려하고 해사한 매력은 찾아보기 힘든 좀 특이한 귀족 청년입니다. 구김살 없고 자신만만한 귀족이라기엔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도 좀 있는 것 같고, 표정에서는 돈과 권력을 손에 쥔자의 여유보다는 크리스틴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초조함과 피로함이 여실히 드러나죠. All I ask of you에서 크리스틴에게 쪽쪽 베이비키스를 날릴 땐 꽤나 달짝지근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서늘한 남자예요. 연기는 뭐 언제나처럼, 탄탄하게 하는 배우니까 아직 입에 쫙쫙 달라붙지 않는 대사들을 잘 다듬어나가면 독특한 라울이 될 것 같긴 하더군요. 특히 여성 관객들에게 인기를 많이 끌 수 있을만한 캐릭터예요. 내 여자를 위해 불꽃처럼 폭발하며 흥분하진 않지만 피가 차갑게 식는 기분을 느낄 수 정도로 싸늘하게 냉정해질 수 있는 남자.
그런데 크리스틴과 분장실에서 재회의 포옹을 나누는 씬에선 대체 왜 그렇게 어색할까요? 둘 다 하나도 반가워 보이지가 않아요. 그 씬만 되면 관객들이 피식피식 웃더군요. 불과 몇 달 전 시카고의 한 공원에서 '나쁜 놈'에게 철썩 달라붙듯 안길 땐 안 그랬잖아요?? 정 감정이 안 살면 크리스틴 끌어안을 때 발 뒷꿈치라도 들어보시든가. (...)
그 밖에
피르맹 역의 김봉환씨와 앙드레 역의 서영주씨, 깨방정 연기 아주 좋습니다. 진용국씨의 피앙지는 하루 사이에 애드립이 추가 되었더군요. 앞으로 장기 공연하면서 피앙지 덕에 웃을 일이 많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어요. 칼롯타 역의 윤이나씨도 고음에서 가사 전달이 잘 안되던 것 외엔 딱히 흠잡을 데 없이 실력 좋으셨고요. 마담 지리와 멕 지리도 캐릭터에 잘 어울렸습니다. 멕 지리는 크리스틴의 친구라기엔 크리스틴보다 더 돋보이는 외모라 쪼끔 어리둥절하긴 했지만요. <-
팬텀을 첫날, 2층에서 봤을 땐 노래들도 뭐 그냥 그렇고 기대했던 샹들리에는 자이로드롭이 '올라가는' 속도로 떨어지질 않나, 팬텀의 매직스틱에선 불꽃 하나가 불발되질 않나..... 아, 이래저래 이 공연은 내가 달릴 공연은 아니다 싶었는데 말이죠. 1층 앞열에서 다시 한 번 보니 또 재미있네?! 배우들 표정 연기를 보는 맛도 쏠쏠하고 샹들리에 추락씬도 1층에서 보니 꽤 속도감이 있어요. 그리고 사흘이 지난 지금은 계속해서 머릿 속을 맴도는 The point of no return과 Angel of music, 내 귀에 팬텀~ 만약 정말 좋아하는 배우라도 출연했다면 이거 또 지킬만큼 대출혈을 야기하는 공연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정녕 난 대극장 취향인 걸까..... 돌~이킬 수 없으리. orz








덧글
소리 2009/09/21 01:10 # 삭제 답글
우아아앗. 후기 즐거워라. 다음 번에 팬텀 보러 같이 가요. 전 홍라울 너무너무 궁금해졌어요. 팬텀 잡아먹을 라울이래요 ㅋㅋㅋㅋㅋ 근데 그 샹들리에는 제가 이전에 미국땅에서 본 것의 약 5배 이상은 빨리 내려가서 전 깜딱 놀랐답니다!!!!! 스릴 있었다구요. >_< 저도 후기를 좀 정리해보고 싶은데, 조만간... 암튼 생각했던 것보다, 기억했던 것보다 훨 재미있어서 전 앞으로의 일년이 시ㅋ망ㅋㅠㅠ
꿀꽈배기 2009/09/22 00:18 #
팬텀 잡아먹을 라울이라니 ㅋㅋㅋㅋㅋ 아무튼 프레스콜의 짧은 마스커레이드 영상을 보니 춤은 정라울보다 절도있게 잘 추는 것 같아 한껏 기대 중입니다. <-일단 광호씨 팬분들은 내년 홍팬텀을 위해 잔고를 아껴놓으시는 게.... 라울은 정말 비중 없잖아요.
유리구슬 2009/09/21 02:10 # 답글
담 귀국때는 꽈백님, 소리님과 팬텀 관극해야겠습니다 ㅋㅋㅋㅋ 팬텀 잡아먹을 홍라울도 기대되는군요 ㅋㅋㅋ 전 미국땅과 영국땅(...)에서 팬텀을 7,8번 봤지만서도 늘 보고 나오면 '내가 이걸 왜 봤더라?'하곤 담에 또 기회되면 봐야할것 같은 의무감에 보는 그런 작품이지만, 저도 사실은 은근 팬텀을 좋아하는걸지도.. 쿨럭... 샹들리에는 제가 봤을때도 항상 '충분히 피할 속도인데 왜 안 피하지..'의 스피드였던 기억이... ㅋㅋㅋ 어쨌든 한국 라이선스, 기대됩니다!정라울의 폭풍간지 슈트핏도 기대되는걸요! 정라울이 창법이 다른 캐스트와 다르다는건 말씀해주시기 전에는 미쳐 잊었던 부분이었는데, 이렇게 또 꽈백님의 후기를 보고나니 창법이 달라도 합창만 뺀다면 과히 정말 이상한건 아니네요. 근데 팬텀을 위해서 정상윤씨의 창법을 바꾼다면 아쉬울것 같아요~ 언제 누가 들어도 정배우의 노래 목소리는 정배우라는걸 딱 알 것 같은 독특한 무언가가 있는데, 성악쪽으로 발성을 바꾸면 그 맛을 잃을테니 많이 아쉬울듯~
홍광호씨는 정말 미스테리한 배우가 아닐수 없어요... 지킬 캐스팅 나왔을때 첨에는 '읭? 어디가 귀족...?' 이랬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가발만 아니라면(...) 꽤나 기품있는 비주얼이어서 의외였다죠! ...근데 홍롱고는 또 그리 잘 어울렸으니 참으로 미스테리한 마스크가 아닐 수 없습니다? ㅋㅋㅋ 말씀하신대로 정상윤씨는 대갓댁의 화려한 도련님보다는 검소한 선비집안의 선비가 더 어울리고, 홍광호씨는 대갓댁의 화려한 도련님이 더 어울리는듯하네요. 호오~
꿀꽈배기 2009/09/22 00:39 #
그거슨 바로 미운정 고운정?! 샹들리에는 1층에서 보니 오오? 싶을 정도의 속도감은 간신히 느껴지더라고요. 근데 뭐 안 피해도 결과적으로 다들 멀쩡하니까;; 전 2막 시작하기 전까진 칼롯타가 샹들리에에 맞아서 죽었다는 줄 알았어요. 근데 2막에서 멀쩡하게 또 나오길래 깜놀. 팬텀도 가만보면 참... 애는 착해요.정라울의 의상하니 말인데, 마침 또 최근에 대배우님의 배바지+서스펜더 차림을 질리게 보았던 터라 자연스레 비교를 하게 되었답니다. 전 배바지는 누가 입어도 터질 것 같은 통짜 핏이 되는 줄로만 알았는데, 배바지를 입고서도 충분히 슬림할 수 있더군요? <- 어차피 한두달 공연할 것도 아니고 1년 장기 공연이니깐, 본인의 보컬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다른 배우들과의 어색함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잘 다듬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저도 정상윤씨 특유의 그 건조하고 비음섞인 보컬이 막상 사라지면 아쉬울 듯. 물론 그와는 별개로 저음 컨트롤이 심각하게 안되는 부분은 고치셔야겠고.
정라울이 얼굴은 멀끔하니 잘 생겼는데 타고난 귀족처럼은 잘 안 느껴지는 게... 가진 자 특유의 여유과 오만한 멋이 없어서인 것 같아요. 겉으로는 유머러스하고 사교적인 것처럼 보여도, 그 속엔 어딘가 결핍되고 음험한 느낌이 있단 말이죠.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위대한 캣츠비의 하운두역이 이 배우에겐 아주 딱인듯. 반면 광호씨는 해맑잖아요. 비록 소년다운 치기와 우쭐함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따뜻하고 밝고 순수해서 좋은 집에서 배 곯을 걱정 없이 말쑥하게 자란 도련님 태가 난단 말예요. 요번 라울 마스커레이드 의상도 썩 잘 어울리던 걸요~ 지킬 보다 훨씬 나아요..........
밤의피크닉 2009/09/21 07:54 # 답글
하아..왜 꿀꽈배기님 후기만 보면요,저는 이렇게 지르고 싶어질까요.그리고 YTN에서 본 주리스틴은 정말 뽀동하고 사랑스러운 아가씨 같았어요 ㅋㅋㅋ 수줍...ㅋㅋ양팬텀이야...뭐 가창력과 파워 면에서 기대해봄직한 분이고...정라울...^^ 그저 두근거리지요 ㅋㅋㅋ
꿀꽈배기 2009/09/22 00:32 #
최크리스틴은 정말, 잘 여문 가을 햇사과같은 아가씨였어요. 노래도 어찌나 흔들림 없이 시원하게 뽑던지~ 시키 가지말아요. 엉엉. 최현주씨가 부르는 인히즈아이즈나 히즈웤앤낫띵모어 들어보고 싶은데....! ;ㅅ;
지나가던. 2009/09/21 11:44 # 삭제 답글
검색했다 우연히 좋은 후기 잘 보고 갑니다. 아. 설레 죽겠어요. ㅠㅠ 생생한 후기 덕분에 밤잠 설쳐가며 오페라의 유령을 갈구(...)하게 될 것 같네요. ^^; 내년에야 볼 생각이었는데 어쩌면 조금 더 빨리! 달려갈지도 모르겠어요. 아... 정라울....... ㅠㅠ
꿀꽈배기 2009/09/22 00:34 #
저도 프리뷰 이틀만 보고 오프시즌인 내년 1-3월까지 팬텀은 이제 그만~ 할 생각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같은 캐스트로만 두 번을 보게되었는지라 또 다른 캐스트인 윤팬텀, 김크리스틴, 홍라울이 궁금해 죽을 지경입니다. 연말 시즌되어서 티켓값 오르기 전에 제 운을 한 번 시험해 볼까봐요. ;_;
캐스퍼 2009/09/21 17:42 # 삭제 답글
하하하!! 님의 포스트에 미친듯이 웃다 갑니다.! 오페라의 유령 리뷰 검색하러 왔다가..ㅎㅎ 리뷰를 엄청 맛깔나게 쓰시네요! 120% 참고하겠습니다..ㅎㅎ
꿀꽈배기 2009/09/22 00:35 #
유쾌하게 보셨다니 기쁘네요. 부디 블라인드 캐스팅의 저주;;에서 벗어나 원하는 캐스트로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
막달레나 2009/09/22 16:29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늘 꽈백님 글을 몰래 훔쳐보며 실실대는 눈팅입니다 T_T 이런 상세한 후기 보고 나니 더더욱 보고 싶어지네요 ㅠㅠㅠㅠ 원래 캐릭터나 공연이나 자리 잡기 전 까진 안본다는 성격이라 후기만 침흘리며 읽고 있는데 (사실 돈이 궁한것도 있고 하여) 이런 후기 읽고 나니 당장 달려가고 싶습니다 허허 ;ㅁ; 꽈백님 후기는 늘 잘 읽고 있사와요. 지름을 부르는... 앞으로 자주 찾아오겠습니다:-)
꿀꽈배기 2009/09/23 13:06 #
실실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하하. >.< 음지의 눈팅 손님을 요 포스트를 통해 한 분 더 양지로 모시게 되어 저야말로 영광이네요. 사실 프리뷰는 어디까지나 프리뷰라서 어색한 부분들이 적지 않았어요. 한창 무르익었을 무렵(정라울도 좀 더 느끼하게 무르익고ㅋㅋ) 꼭 원하는 캐스트로 즐기실 수 있기를 기원할게요!
딸기 2009/10/01 11:19 # 삭제 답글
오늘 오페라의 유령을 보려 가려고 합니다. 워낙 공연에 메마른 처지라 공부하고 가려하는데 재미있는 글과 정보네요. 과연 오늘 누가 나올지 궁금하고... 더욱 기대하며 갑니다.
꿀꽈배기 2009/10/06 00:37 #
만족스러운 캐스트로 공연 잘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
프록시온 2009/10/02 19:04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팬텀 글 검색하다가 우연히 후기 보고 글 남깁니다^^후기 너무 재밌게 잘 쓰신거 같아요~
정상윤 배우님은 쓰릴미에서 보고...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우연찮게 이번 팬텀 공연으로 인해 벌써 두번이나 보게 되었네요. (전 프리뷰 말고 정규 오픈공연으로만 벌써 두번 봐서 출혈이...쿨럭;;;)
내일 또 공연 보러 가는데 이번에는 홍라울의 공연을 한번 봤으면 좋겠네요.정라울 보면서 그 생각은 들더라구요. "정말 팬텀하고 얼굴 맞대고 있으면 한대 치겠다."라는^^;
윤팬텀 양팬텀 두분 다 봤지만 저는 윤팬텀쪽이 좀 덜 신사적인 팬텀의 목소리여서 더 극적인 느낌이 강했던거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김소현씨 목소리보다는 최현주씨같은 목소리를 더 좋아해서 저는 최크리스틴에 한표....입니다.
지금은 팀처럼 거의 같이 움직이는거 같던데, 나중에 좀 더 캐스팅들이 섞이게 되면
윤팬텀-최크리스틴-정라울-윤칼롯타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좋은 후기 잘 보고 갑니다~^^
꿀꽈배기 2009/10/06 00:41 #
정규 공연으로 벌써 두 번! 이미 팬필 카드에 도장 꾹꾹 찍으셨겠군요. 부럽습니다. 프리뷰는 할인 받을 수 있었던 건 좋은데, 팬필 카드는 발급을 받지 못하니 나는 건 오로지 티켓 뿐. OTL 뭐, 그래도 이번 팬텀 티켓은 예뻐서 좋아요~ (드디어 인터파크의 그 일괄적으로 노랗고 분홍빛인 티켓에서 벗어나는 기쁨)많은 분들께서 윤팬텀이 조금 더 악마같고 비열하고 강렬한 팬텀이라 평하시더군요. 양팬텀만 두 번 봐서 윤팬텀도 너무 너무 궁금해요. 분명 초연 공연자만이 체득했을 연륜으로 가득할 것 같은데 말이죠. 앞으로는 여러 조합으로 섞인 크로스캐스팅이 많이 등장할 예정이라니 저도 기대가 큽니다. 하, 하지만 일단 한 번도 못 본 윤팬텀-김크리스틴-홍라울부터 찍어야. 흑흑.
저야말로 즐거운 댓글 감사합니다. ^^
Lena 2009/10/10 23:41 # 삭제 답글
리뷰 보고 깔깔 거리며 웃었어요~ "저 저년이?!" ㅋㅋㅋ저는 10.6 공연을 봤는데 겨우 시간에 도착해서 윤영석씨 외에는 캐스팅을 제대로 확인 못했거든요. 찾아보니 윤영석, 최현주, 정상윤씨 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공연이 그동안 본 세번(2000 런던, 2001 LG아트, 2009 샤롯데) 중에서 음악(노래 및 음향) 최악, 연기 최고라고 생각한답니다. 안정되면 다른 배우들로 한 번 더 봤으면 하는 소박한 소망이 있죠~:)
꿀꽈배기 2009/10/11 15:06 #
사실 크리스틴과 라울 커플이 뭐 불륜인 것도 아니고, 엄밀히 말해 크리스틴이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던 것도 아니라서 그 둘에게 개미놈&년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건 너무 가혹한 것 같지만.... 그래도 그렇게 확인사살까지 하는 건 너무 했어요. ;_;음향은 글쎄요,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그리 클 것 같진 않고. 최악의 노래와 최고의 연기를 감상하셨으니 이제 양준모, 홍광호씨를 보러가셔서 최고의 노래와 최악의 연기를 즐기.... 후자는 아니겠죠 설마. ㅋㅋㅋ 크리스틴의 경우 그래도 가창력 면에선 최크리스틴이 김크리스틴보다 전반적으로 호평을 듣고 있던데 그리 만족하지 못하신 것 같아 안타깝네요. 배우들 모두 조금 더 물이 오르길 기대해보셔요~
카시스무스 2009/11/05 01:03 # 답글
이 리뷰를 보고 낚여서(^^;) 오늘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왔답니다.저도 양준모/최현주/정상윤씨 캐스팅이었어요. 2층 5열에서 중간에서 봐서 그런지 음향은 살짝 떨어져도 눈은 호강했습니다. 전 최크리스틴 목소리에 반해버렸어요. 뭐야. 뭐 이렇게 예뻐. 목소리가 천사야. ㅠ_ㅠ 라울과의 캐미스트리는 좀 많이 떨어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예쁘니까 다 용서가 되요. ^^; 양팬텀은 불쌍하고 불쌍하고 불쌍하더군요. 손톱만한 애정 몇 점 던져주면 그저 좋아서 꼬리치는 강아지 같았어요. 그래서인지 라울과 대립하는 장면의 임팩트가 좀 약해보였어요. 라울에게 열등감이 이글이글, 이런 해석이 아니라 그저 크리스틴:D 2막에서 크리스틴이 다그칠 때는 움찔움찔 하는 게 어우. 그냥 나한테 와요.<<< 크리스틴이 라울과 함께 팬텀을 떠나는 장면에서 꿀꽈배기님의 리뷰가 생각나서(저, 저년이?!) 웃음이 나와 혼났습니다. ㅋㅋㅋㅋ 라울은 어째 상의를 벗어던지며 호수에 뛰어들던 장면 외에는 기억나는 게 없네요. ^^;
집에 들어오자마자 예매를 했는데 부디 이번에는 윤팬텀-김크리스틴-홍라울 캐스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뭐, 또 같은 캐스트가 걸려도 싫지는 않지만 그래도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