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쓰릴 미 (정상윤/김우형) - 관객과의 대화 by 꿀꽈배기


지난 4월 8일, 쓰릴 미 BC라운지 스페셜데이 공연 후 30분 남짓 진행되었던 관객과의 대화 녹취록입니다.
그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지인분들과 공유하기 위해 대화 내용 정리는 일찌감치 마무리 해놨었는데,
배우도 아닌 주제에 연일 계속되는 공연 스케줄에 치이다보니(-_-;) 블로그엔 이제서야 올리네요.

지금 와서 내용을 다시 보니, 공연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당시에 들었던 느낌과는
또 사뭇 다르게 다가오는 부분들이 많군요. 여러모로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계속 봅니다.



사회자 : 쓰릴미의 두 배우 김우형, 정상윤씨를 소개합니다. (박수)

김우형 : 아~ 힘들다~ (웃음)

사회자 : 공연 잘 봤습니다. (웃음) 그럼 이제부터 라운지 이벤트를 통해 선발된 다섯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먼저 질문 하나 드릴게요. 어… 극 중에서 나와 그는 서로 사랑을 했을까요? (관객들 웃음) 과연 누가 누구를 조, 조종한 걸까요? (버벅)

김우형 :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회자쪽으로 고개 들이밀며) 공연 봤잖아요. (웃음) 질문이 그거예요?

사회자 : 아, 네;; 생각을 한 번… 상윤씨부터 한 번……. (뻘뻘)

정상윤 : 뭐, 제 생각엔 사랑한 것 같구요. (관객 웃음) 조종… 조종이라는 게 잘 모르겠어요. 누가 누구를 조종하는 그런 건 아닌 것 같고요. 그냥 인생을 살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잖아요. 사람을 만날 때 뭔가 행동을 하거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때... 이 사람이랑 다르고 이 사람이랑 또 다르잖아요? 상호 작용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누가 누구를 조종한다는 것보다. 어차피 그 텍스트 자체는 분명히, 반전도 있고 그런 건 있지만 그래도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그렇게 섣불리 (판단을)내리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아, 아닌가? 저는 아무튼 그렇게 생각해요.

사회자 : 우형씨는 어떻게……?

김우형 : 그 전에요, 저 죄송한데요. 다리 좀 꼬아도 돼요? (허벅지 툭툭 쳐보이며) 이게 불편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다리 꼬며) 아, 이제 좀 편하네요.

정상윤 : (다리 꼬는 우형을 쳐다보다가 의자에 늘어지듯이 눕는 포즈 취함) (관객들 빵)

김우형 : 쓰릴미 혹시 한 번도 안 보신 분 계세요? 한 번도 안 보신 분? (드문드문 손 드는 사람들. 질문이 뭐였는지 사회자에게 다시 확인하며) 그… 주종 관계……? (관객들 웃음)

사회자 : 아니, (질문지 다시 쳐다보고) 누가 누구를 조종했는지…….

김우형 : (아, 그게 아닌가 하는 표정으로) 공연 끝나고 나서 정신이 없어서… 마이크 나오나요? (관객들:네~) 아, 저는 제가 조종을 당한 것 같아요. 일단은 저희 작품은, 일단은 주종관계론 안 갔어요. 하지만… 이 말 때문에 (주종관계란 말이 방금 전에)나왔구나. 주종관계론 안 갔구요. 동등한 입장에서 시작이 됐구요. 어… 서로 사랑을 하죠 당연히. 사랑을 한다고 생각하고 애정을 느낍니다. 단, 서로에게 원하는 것과 목적,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해요. 집착이 굉장히 심하죠 네이슨은. 저는 네이슨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게 또 다른 것이고요. 제가 생각하는 네이슨은 그래요. 리차드라는 친구는 원래 실제로도 사교성이 뛰어나고 굉장히 바깥 사교클럽 활동도 많이 하고, 밖으로 많이 돌아다녔던 그런 친구예요. 그래서 만날 바람 맞추고, 막 1년만에 돌아오고, 몇 달 만에 돌아오고- 이런게 항상 반복됐죠. 이런 것들이 저한테는 또 하나의 놀이이고, 즐거움이었는데… 왜,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그… 부부가, 오래된 부부가 있는데 남편이 밖으로 돌아다니다보면(관객들 웃음) 집 나갔다가 막 1년만에 돌아오고 몇달만에 돌아오고… 밖에서 사회생활 하고 뭐 다른 여자도 만났겠죠. 하지만 결국엔 조강…(관객들 폭소) 조강지처한테 돌아오는 그런 느낌 있잖아요. 그러니까 저에게 네이슨이란 존재는 굉장히 편안한 존재이고… 리차드는 굉장히 바보예요 사실은. 지금의 제가 설정하고 있는 리차드는 굉장히 겁쟁이고 허풍쟁이고 그래요. 실제로도, 실제 리차드와 네이슨의 범죄에 있어서도 불 지르고 먼저 도망가는 게 리차드였어요 항상. 그런 되게 나약하고 쓸쓸하고… 그런 친구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저는 그, 리차드의 어떤 안식(상윤 어깨에 팔 둘러서 안는 포즈 취하며)… 네이슨의 안식, 편안함을 그리워하고 늘 원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돌아오지 않나… 결국은 제가 조종당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음, 제가 네이슨 앞에서만큼은 굉장히 기고만장하고 정말,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더 커지고 그러거든요. (상윤 바라보며) 얘가 살살 띄워주거든요. 살살~ 결국은 네이슨의 목적을 위해서 리차드가 조종당한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 말이 왜 이렇게…… (힘들다는 듯이 고개 내저으며) 말이 정리가 안돼.

정상윤 : (눈 동그렇게 뜨고 쳐다보며) 말을 너무 잘해.

김우형 : (웃고) 아, 공연 끝나면 원래 정신이 없어요.

사회자 : 그럼 다음엔 라운지 회원분들의 질문을 한번 들어보죠.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연구하고 이해한 후 무대에 오르시겠지만 그래도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서 공감 혹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과 대사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캐릭터의 행동에 100% 공감 하셨나요? 가장 공감되는 넘버나 대사도 궁금합니다. 우형씨가 답변을…….

김우형 : (사회자 보며) 저요? 아~ 예에…….

정상윤 : 나도 말, 잘해요. (관객 웃음)

김우형 : (상윤 팔 잡으며) 자기, 왜 이래~

정상윤 : (웃음)

김우형 : 그… 일단은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공감이 안 가는 부분은 하나도 없어요. 네, 모든 게 다 공감이 되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공연을 하는 거죠. 그렇지만 그 전에 대본을 받고 연습과정에 있어서 부딪히는 부분들, 또 이해 안가는 부분들이 생겨나죠. 그래서 연습이란 게 있는 거고, 연습과정을 통해서 고쳐나가고 좀 바꾸고, 저희가 납득이 되게끔 만들어서 올려지는 게 공연입니다. 그래서 현재 공연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은 하나도 없어요. 뭐… 개인적으로는 연습과정에서 이제, 처음에 텍스트를 받았을 때 대단히 납득이 안 가거나 이런 부분은 없었지만 가장 큰 건 이제, 경험이라는 부분이겠죠. 저희가 동성애라는 거… 범죄, 뭐 살인을 해봤습니까- (웃음) 그렇잖아요? 경험 속에서 나와야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자료들을 공부했고, 또 연출부와 배우가 교류하면서 분석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많이 했어요. 그래서 뭐 예를 몇가지 들자면ㅡ 저는 1장 처음에 들어왔을 때 과연 무슨 목적을 가지고 들어오는가. 얘는 왜 왔다가 금방 또 간다고 그럴까. (눈 동그랗게 뜨고 웃으며)단 1분도 안 있는 것 같아요, 단 1분도! 아니, 1분도 안 있다가 가잖아요. 미친놈이지 그거… (웃음) 그래서 처음엔 이해가 좀 안갔어요. 그렇게 부딪히는 입장에서 타당성을 만든다면 동생이라는 어떤 매개체를 통해서 처음 가볍게 동생과 나의 관계를 보여주죠. 실제로 네이슨이, 실제로 리차드 동생을 돈으로 매수를 해서 제가 어디에 있든 간에 저의 소식을 다 듣고 있었어요 (상윤 가리키며) 얘는, 그 정도로. 그래서 동생을 통해서 내가 하버드 로스쿨을 안 갔다는 사실을 듣고 기분이 팍 간거죠. 뭐, 제 나름대로는 거기서 타당성을 갖고 토라져서 간다… 그런 거. 뭐 또 예를 들면 갑자기 왜 불장난을 하냐-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저희 이종석 연출가님 비롯해서 저희 배우들이 준비를, 하나의 동기를 만든 게 그… 싸이코패스들은 불에 집착을 많이 해요. 불장난, 범죄 그 다음에 뭐… 섹스, 이런 거. 이런 거에 집착을 하고 있기 때문에…(우형의 발언 때문에 옆에서 뭔가 뻘쭘&민망해하는 상윤 보고 관객들 웃음) 어…… (민망한듯 같이 웃다가) 성냥으로 이렇게 장난하다가 갑자기 번뜩- 해서 불장난을 하게 되는 그런 사소한 것들이죠. 그리고 플랜… 플랜이란 노래, 동생을 죽이자란 노래에서 네이슨의 한마디로 제가 계획을 바꾸는 단계가 있는데 대단히 타당성이 없었어요. (그 대사가 리차드에게)큰 자극이 없었어요. 그래서 대사 순서를 바꿔서 '넌 엄마를 볼 수 없을 것이다'라는 것을 순서를 바꿔서 이번에 '……그래? 엄마를 볼 수 없어?' 음… 그런 동기를 통해서 아버지와 동생과 나의 관계, 하지만 엄마와의 관계는 좋다- 그런 과정에서 엄마까지 볼 수 없다면 얘는 정말 외톨이가 된다라는… 굉장히 큰 거죠. 이 어린아이한텐. 뭐, 그런 식으로 동기 부여를 만들어가면서, 예를 들자면 그런 과정을 통해서 지금은 납득된 상황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거죠. (잠시 침묵이 흐르고) ……네. (웃음) (관객 박수)

사회자 : 다음으로 라운지 아이디…… (A열 관객들이 손을 들어 상윤도 같은 질문에 답변해달라는 듯한 제스츄어 취함)

정상윤 : 아 제 말씀, 제 얘기도 듣고 싶으세요? (관객들:네에~) (웃음) 아… 나같으면 감옥 가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게 좀 이해가 안됐어요. 나는 그렇게 했을 거예요. 로드스터에서 이제 애 꼬시러 나왔을 때, 그 때 이미 다 진을 쳐가지고 거기서 그냥 잡히게 해가지고 일단 살인을 거기서 막을 것 같아요. (관객들:오오~) 그게 처음에 좀… 아까 말한대로 (텍스트 상으론)타당하지만, 만약에 나였으면 이미 그 전에 끝냈을 것 같아요. 감옥까지 안 가고, 일단 살인은 막고 그 다음에 더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을 것 같아요. 일단 거기… 안경… 그거 말고, 그 전에. 애 뭐 그 경찰서… (중얼중얼) 이미 그 전에 끝냈을 것 같습니다.

사회자 : 답변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으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어… 또 김우형씨……. (관객들 상윤 보며 어어~)

정상윤 : (삐친 듯 일어서서 나가려는 듯한 모션 취함)

김우형 : (그런 상윤 손목 붙잡고 빤히 들여다봄. 본인은 킵유어딜 패러디;;를 의도한 것인듯? 근데 관객들 반응 썰렁. 상윤 반응도 썰렁.) 어… 어, 안 웃긴가 보다. (관객들 웃음)

사회자 : 쓰릴미의 31개 프로덕션 중 처음으로 나와 그를 모두 연기하셨는데 '나'를 연기했던 경험이 현재의 '그'를 연기하는데에 많이 도움이 됐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참고가 됐고, 새롭게 알게된 점이 있는지 알고 싶다… (사회자가 버벅거려서 관객들 웃음) 우형씨는 다시 공연을 하게 된다면 '나'와 '그' 중 어느 역을 맡고 싶으신가요? 첫 공연이 올라가고 연출님과 여러차례 노트를 하셨을텐데 그 때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 궁금합니다.

김우형 : 네에, (장난기어린 표정으로)질문이 대략 한 세가지 정도 되네요? (관객 웃음) 종합해서 말씀드릴게요. 그런데 저, 31개 프로덕션이라는 게 뭐예요?

정상윤 : (99년에서 '난 너보다 뛰어나' 할 때같이 그것도 모르냐는 톤으로)전 세계적으로~

김우형 : (바라보며) 아아, 예에……. (몰랐다는 듯 자기 머리 콩 찧고) (관객들 빅웃음)

정상윤 : (조끼 주머니에 양손 넣으며) 프로덕션 몰라?

김우형 : 제가 이제 그… (말 이으려다가 서로 바라보고 웃음 터지고) 아, 갑자기 타이를 풀고 싶네. (웃음) 제가 08' 작년 시즌에는 네이슨 했었고 이번에 리차드를 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건 이제, 네이슨을 해봤기 때문에 네이슨이 뭘 원하는지 안다는 것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얘가 뭘 원하고 있고, 이 순간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그것을 역으로 이제 제가 쪼끔 요리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고요. (약간 생각을 하다가) 어… 사실 이번에 리차드를 이렇게 도전하고 모험하면서 조심스러웠어요, 사실은 이 선택에 있어서. 왜냐하면 음… 네이슨의 잔상이 남아있을 수도 있고 혹은… 제가 개인적으로는 네이슨도 굉장히 완벽하게 소화를 못했었고 모자란 부분이 많았는데 또다른 배역에 도전을 한다는 것이 자칫 조금, 그래보일 수 있다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그래도… 도전을 해봤어요. 모험을 하고. 굉장히 행복하게 작업을 했습니다, 이번에. 재미있었고 마음이 동해서 연기를 한 게 굉장히 많았고요. 그래서 사실은 다시 작품을 한다면 리차드를 또 선택을 할 것 같아요. 근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시즌이 바뀌면서 연출부가 바뀌면서 작품의 분위기와 분석과 캐릭터가 틀려지기 때문에 요즘엔 가끔… 이 시즌3의 네이슨은 제가 다시 한번 또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어요. 작년이랑은 좀 틀리기 때문에. 그렇듯이 (작품이)변해가면 또 하고 싶어질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리차드를 선택할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세번째가… 음… 네, 제 리차드에 대해서 일단은……

정상윤 : (계속 리차드에 대한 질문만 이어지자 상윤, 옆에서 코 골며 자는 척) (관객들 웃음)

김우형 : (상윤 쳐다보며) 뭐해? (관객들 폭소) 연출부랑 저희가 사실 굉장히 디테일한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정말 훌륭한 연출…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연출……

정상윤 : (계속 고개 숙이고 조는 척)

김우형 : (상윤 쪽으로 몸 돌려서 쳐다보며) 자니? (웃음) 그런 연출을 만나서… 일단 저희가 이번에 가장 중점을 두고 중요시했던 건, 이 이야기는 두사람의 관계를 보여줘야 하는 이야기이고 '투 가이즈 스토리'가 아니라 '투 보이즈 스토리'이다. 철저하게. 두 소년의 철없는 놀이를 보여주자라는 것이 가장 중점이 됐었고요. 그런 입장에서 리차드도… 리차드는 실제 리차드의 성격을 많이 반영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실제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굉장히 사교적이었고 어… 굉장히 웃음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 리차드가요, 굉장히. 그 웃음 뒤의 이면에 숨겨진 얘의 악마같은 모습 혹은 쓸쓸한 모습들은… 모르죠. 그건 (상윤 가리키며)네이슨만 알고 있어요. 그런 모습들을 많이 살리려고 노력을 했고요. 공연이 되면서 기존의 리차드들과는 조금 다른 이질감, 또 새로운 느낌을 받으셨는지 당혹스러워하는 분들도 있고, 좀 거부감을 느껴하시는 분들도 있고, 또 새로움에 되게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래요. 하지만 어린아이의 발상, 어린아이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려고 많이 노력을 했어요. 왜냐하면 저희는 청년이잖아요. 청년이 어떻게 소년들의 마음을 알겠습니까. 너무 커버렸으니까. 하지만 그것에 중점을 두려고 노력을 했고요. 연출님과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대화를 했어요. 그래서 디테일하게, 명랑하게 쾌활하게 가자. 그런… (눈치 보다가) 그랬었, 었…죠……. (관객들 웃으며 박수)

사회자 : 감사합니다. 다음은 상윤씨께 질문을 드릴게요.

정상윤 : (몸 뒤척이면서 웃다가)어우, 피곤해. (관객들 웃음)

사회자 : XX씨(질문당첨자)… 계신가요 지금?

정상윤 : (손 든 질문자 못 보고) 안 계신가…….

김우형 : 저기- (질문자를 손으로 가리켜서 상윤에게 알려주며) 자? 자니? (관객들 폭소)

사회자 : 네이슨은 오로지 리차드와 함께 하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릅니다. 배우님들도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비이성적인 일을 해본적이 있으신지요. (관객들 웃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떤 일까지 해보셨나요.

김우형 : (정색하고 상윤 가리키며) 얘는 많죠~ 많을 걸요? (웃음)

정상윤 : 저, 저요? 정상윤 제가? 저는…(고개 푹 숙이고 손 만지막거리며) 저거 해봤어요. 십자수 해봤어요. (관객들 대폭소)

김우형 : (상윤 보며) 으이구~

정상윤 : 다들 축구보는데 혼자 화장실 들어가서… (손으로 십자수 뜨는 시늉)

김우형 : 아, (손톱 잘근잘근 물어뜯는 척하며) 사실 저 군대에서 장미 접었어요. (관객 대폭소) 그게 비이성적인 거예요? 군대 가면 다 그렇게 됩니다. (웃음)

사회자 : 그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떤 일까지 하실 수 있는지……

정상윤 : 글쎄요. 다… 지금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사회자 : 십자수 포함해서요? (웃음)

정상윤 : 십자수는 이제 안하려고요. 어휴~ 힘들더라구요. (웃음) 어… 모르겠어요. 지금 생각은 다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도덕적으로 벗어나지 않는 행위는 하겠죠, 아마. 도덕적으로 벗어난다면 또 거기서 다시 생각을 하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정말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우형 : (장내가 숙연해지자)이야~ 멋지다아~ (크게 박수하며 관객 박수 유도)

사회자 : 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나는 안경을 일부러 떨어트렸을까요? 아니면 정말 실수였는데 그걸 이용하여 그를 붙잡은 걸까요? 이건 상윤씨가…….

정상윤 : 일부러 떨어트렸다고 저는 설정을 했구요. 그게 뭐, 잡으려고 한 건 아니었고, 얘를 묶어두기 위한 방책은 아니었고… 그러니까 하나의 '돌파구'라고 생각을 처음엔 하고 그렇게 했죠. 지금 텍스트 상에서는 이것(안경을 떨어트린 것)때문에 망하게 되는 거지만, 이것 때문에 (반대로)더 좋아질 수 있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놔두고 온 거예요, 처음에. 그러면서 얘(리차드)가 나와 함께 하는지 안 하는지를 계속 보면서 이 친구한테 의지를 하는 건데,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종착역이 교수형은 면했지만 감옥이 되어버린거지…… 아무튼 안경을 떨어트린 건 일부러 떨어트린 거지만 얘를 데리고 감옥에 들어가려고 그런 건 아니었어요, 처음엔…… 네. (관객들 박수하자 쑥스러워하며) 우형이만 쳐주시면 됩니다. (웃음)

사회자 : 마지막 질문 하나만 더 드리겠습니다. 심의관과 네이슨이 대화하는 장면에서 심의관이 네이슨에게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당신의 인생이 달라졌을 것, 그는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이었다'라는 말을 할 때 네이슨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네'라고 대답합니다. 그 때마다 네이슨이 정말 리차드를 만났던 것에 대해 후회를 하며 대답하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보는 관객에 따라 해석이 다르겠지만 연기하시는 정상윤 배우님은 어떤 기분으로 연기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네'라는 대답은 심의관을 안심시키기 위한 거짓말이었을까요? 진심이 담긴 후회의 대답이었을까요?

정상윤 : 그건 뭐… 관객의 몫인데 저 같은 경우에는 진심, 거짓 그런 건 아니고요. 그… 이전에도 계속 가석방 심의회가 있었잖아요 몇 년에 걸쳐서. 그런데 일단 그 '만나지 말아야 했을 사람'이라는 생각 자체를 그 전에는 안했었을 것 같아요. 이번에 7번째에서 처음으로 어렵게 이야기를 꺼낸 거잖아요, 지금 이 한시간 반동안. 그 전의 가석방 심의에서는 '만나지 말아야 했을 사람'이라는 질문에 '아니오' 혹은 '아, 이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라고 얘기를 했겠죠. 그런데 여기(7번째 심의)서는 이야기를 다 했고… 정말 얘를,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살인을 하자고 했던 걸 만약에 더, 더 필사적으로 막았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라는 그런 후회감같은 거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되게 힘들게 얘기를 하거든요. 이 심의관, 늙은 아저씨 자체는 굉장히 많이 만났던 사람이고 내 정서와 생각같은 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가 설사 '네'라고 했어도 이 사람은 아니라는 걸 알 것이고… 아무튼 제가 생각한 것은 그런 회한과 후회와…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진지하고 침울한 표정으로) 이게 다인 거예요. 그 일이 제일, 저한테 행복한 거니까…….

김우형 : (상윤 눈가 닦아주며 토닥토닥) 울지 말고- (관객들 웃음)

사회자 : 시간 관계 상 여기까지 하기로 할게요. 늦은 시각까지 관객과의 대화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honeytwist.egloos.com/tb/5030350 [도움말]

덧글

  • 유리구슬 2009/08/03 21:48 # 답글

    이야- 정말 오랫만에 보니까 감회가 새롭군요. 저는 이상하게 요새 갑자기 08쓰릴미가 그리워져서 이따금씩 듣고 있는중이랍니다- 1년도 안됐는데 정말 옛날처럼 느껴지더라구요. ㅋㅋㅋ 그러던차에 마침 쓰릴미 글을 올려주셔서 정독했답니다 ^ㅁ^

    '더 플랜' 얘기를 보니까 생각이 나는데, 08 쓰릴미에서는 리처드가 맘을 바꾸기 전의 가사가 '평생 괴로울거야'였죠? 09년도의 우형리처드라면 이걸로 맘을 바꿔먹는게 이상했을것 같은데, 08년도의 무열리처드는 전 설득력이 있었어요. 꿀꽈배기님은 안타깝게도 무열리처드를 못보셨지만... ;ㅂ; 무열리처드는 동생과 정말 애증의 관계에 있다는걸 극대화시켜서 동생을 죽이자고 했을때 뿌리 깊은 원망과 더불어 동생에 대한 마음도 얼핏 느껴졌거든요. 동생을 죽였다면 무열리처드는 정말 평생 괴로울것 같았어요~

    작년에 쓰릴미를 실컷 달렸던 시기가 와서 그런지 쓰릴미가 땡기네요~ ...충무아트홀 블랙이요.. =_= 더 스테이지따우.. ;ㅂ;
  • 꿀꽈배기 2009/08/11 01:12 #

    으아아아아악! 일단 소리 좀 지르고 시작할게요, 유리구슬님. ㅠ_ㅜ 분명 어제 제가 장문의 답댓글을 남겼는데 올리고 보니, 중간에 오타가 눈에 띄어서 수정하고 다시 댓글 달려고 일단 삭제를 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삭제 버튼을 눌러도 올라간 답댓글 삭제가 안 되는 거 아니겠어요? 아, 이글루스 지금 오류가 있나보다- 하고 컴퓨터 끄고 오늘 다시 보니 정상적으로 삭제가 되어있네요. 꺄아아아아. 이글루스 나랑 다퉈볼래연? ;오;

    아, 아무튼.... 어제 달았던 답댓글의 요지는, 무열리차드 못 본 건 안자랑(...)이지만 동호리차드 역시 '평생 괴로울 거야'라는 네이슨의 설득으로 인해 동생 살해를 포기하게 되는 수순은 별로 어색하지 않게 느껴졌어요. 무열리차드처럼 동생에 대한 애증과 애정결핍으로 인한 컴플렉스... 뭐 이렇게 복잡한 감정은 아니지만, 적어도 동호리차드는 친존살해를 즐길만큼 인성이 바닥인 애는 아닌 것 같았거든요. 방화는 진심으로 즐기는 것 같아 보였지만 ㅎㅎ 동생을 살해한 후 심적인 괴로움보다도 현장 꾸미기, 알리바이 만들기, 장례 절차 등등 일련의 과정 자체가 그에겐 부담스럽고 괴로운 일이었을 것 같아요. 물론 말씀하신대로 올해의 본격연쇄살인범포스-_- 우형리차드라면 씨알도 안 먹힐 얘기죠.

    정말 무대는 충무블랙이 그리워요. 더스테이지도 뭐, 딱히 나쁜건 아니지만 역시 그 좌석 블럭에 따라 극의 앵글이 달라보이던 블랙이 쓰릴미엔 딱인데 말예요. T^T
덧글 입력 영역



식미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