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 없는 08' 쓰릴미의 추억 (1) by 꿀꽈배기

뮤지컬 하면 어쩐지 번들거리는 공단 소재의 옷을 입은 남녀가 손을 맞잡고 꺄르륵 거리며 손발이 잔뜩 오글거리는 듀엣송을 부른다든가, 빈티지한 원피스에 빨간색 헤어밴드를 두른 언니가 길다란 장우산을 손에서 빙글빙글 돌리며 노래를 부른다든가 하는 저차원적인 상상력 밖에 발휘하지 못했던 제가. 뮤지컬 배우하면 최정원과 남경주 밖에 몰랐던 제가. 바로 그 제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최초 동인에 대해서는 이 포스트에서 한 번 얘기한 적이 있었죠.

오늘은 저 첫번째 문자를 받고 두번째 문자를 다시 받기까지의 시간 동안 대체 꿀꽈배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에 대해 썰을 풀어보려 합니다.

쓰릴미를 보러가자는 친구의 제의에 흔쾌히 OK~ 한 저였지만, 사실 그 작품에 대해 알고 있는 건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퀴어 요소가 있는 범죄스릴러 극에,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그 유명한 개소리ㅡ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ㅡ 또한 이 사건으로부터 비롯된 말이라는 것 정도. 나오는 배우들이 누군지도 몰랐고, 친구로부터 이름은 전해들었지만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들이었죠. 아, 그래요. 유일하게 김무열씨는 알고 있는 이름이었어요. MBC에서 교양프로그램(;;)으로 방영될 때부터 별순검의 팬이었던지라 김무열씨가 오덕 역으로 나왔던 별순검 시즌1도 살뜰히 챙겨봤었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이 나오는 공연은 이미 매진이라 표를 구할 수가 없다더군요. 아니, 아니 별순검의 그 오덕이가 매진이라니! 뮤지컬계의 아이돌이라니! 뮤지컬 문외한이었던 전 여기서부터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한편으론 오덕이(당시 제게 김무열 배우의 이미지는 그냥 오덕이-_-;;)가 아이돌이라면 나랑 친구가 볼 캐스트는 대체...... (이하 생략) 하는 우려도 있었으나 전 친구의 안목을 믿었죠.

..........라기 보단 사실 티켓팅 해놓고도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_-;; 그냥 하도 여기저기서 말이 많으니까 이 기회에 나도 뮤지컬이라는 문화생활 경험치도 쌓을 겸 한번쯤 봐두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그래도 막상 공연 볼 날이 닥쳐오자 조금 설레긴 하더군요. 누가 뭐래도 뮤지컬 첫☆경험이었으니까요.

공연 시각 30분 전, 충무아트홀에 도착해서 친구가 표를 찾을 동안 가장 눈에 띄었던 건 공연장 입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여성 관객들이었습니다. 물론,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 문화계를 주도하는 소비층이 20-30 여성들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며 평소 영화를 보러가도 제 또래 여성 관객들의 비율이 압도적이긴 했지만 이 정도로, 99%의 관객이 여성인 경우는 또 보다 보다 처음 봤단 말이죠(...) 그렇지 않아도 출퇴근길을 제외하면 오랜만의 시내 외출이었는데, 예쁜 언니들이 한가득인 공간에 있다보니 어떤지 몸도 마음도 상쾌! >_<

친구가 표를 찾는 동안 프로그램을 살까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그 날 프로그램이 품절이었어요. 그래서 아쉬운 대로 무대 밖에 비치되어 있는 실제 사건에 대한 설명과 자료들을 훑어봤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오늘의 캐스트, 잠시 후 무대 위에서 만나보게 될 배우들의 사진도 찾아봤습니다. 두근두근♡

당시 무대 밖에 비치되어 있던 당일 캐스트 프로필 사진은 이거였어요.






음..................................................................................



저는 친구에게 물었죠. "어, 그러니까 이게 나... 이 쪽이 그.....? 아니 어, 이 수염난 아저씨가 나......? 그니까 나가 그..... 어, 어라?" 이건 영화 토탈 이클립스를 풍문으로만 들어 기대했다가 막상 영화를 봤는데 우리 꽃같은 디카프리오가 저 수염 북실 아저씨를 안는 역할이란 걸 알고 대패닉에 빠졌던 내 혼돈의 중딩 시절, 그 경지를 뛰어넘는 충공깽. 이런 저의 미묘한 표정을 알아차렸는지 친구는 열심히 추가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사진이 잘 안 나와서 그렇다. 둘 다 실제로 보면 이렇지 않다. 저, 나 역할을 맡은 배우의 별칭까지 얘기해주면서 말이죠.




......야.. 사진이 아무리 안 나와봤자 거짓말을 하겠냐.....

그러니까 당시의 꿀꽈배기의 머릿 속엔 이런 생각들이 휘돌고 있었죠. 아, 역시 연예인과 비연예인의 갭은 큰가 보구나. 가수들 중에선 여신급으로 예뻤던 유진이나 성유리도 진짜 탤런트 옆에 서면 얼굴이 확 죽듯이 뮤지컬 배우들이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TV출연을 못하는 데엔 이유가 있어? 세상에 저 수염난 아저씨 별명은 그게 또 뭐람. 참, 사람 취향 가지가지야. 그래, 음. 노래는 잘 하시겠지들. 근데 음, 아무리 그래도 음. 음. 음.

아무튼 시간은 어김없이 흘렀고, 전 친구와 함께 공연장 안으로 입장했죠. 당시 충무아트홀 블랙 무대에 대한 제 감상은 두 줄로 요약 가능합니다. 1)작다! 2)무대와 객석이 너무 가까워! 당시 저희는 A블럭 1열이었거든요. 저는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착석해서  친구로부터 설명을 듣기 전까진 전혀 몰랐거든요. 그니까, 거기가 바로 나의 방 침대가 코 앞인 그런 자리였습니다. (먼 산) 이리하여 나의 뮤지컬 첫경험이자 쓰릴미 첫경험은 '베리 하드' 모드로 시작. 또 한가지 재미있었던 게, 제 바로 옆 왼쪽 자리에 왠 20대 후반~30대 초반쯤 되어보이는 남자 관객이 앉는 거예요. 그래서 오옷? 이 극을 무려 1열에서 보는 남자관객들도 있구나? 싶어 유심히 지켜봤더니만 아무래도 이 아저씨는 이게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여친 손에 이끌려 오셨나본데, 문제의 여친님은 이번이 결코 첫번째 관극이 아닌 듯 능숙한 태도로 남친을 자리에 앉히고선 본인은 더 좋은 자리(B블럭 앞열)를 향해 유유히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아아, 지못미. 저는 마음 속으로 옆자리 관객을 향해 성호를 한 번 그어주었답니다. (...)

막공을 일주일 앞 둔 공연이어서인지(물론 요건 나중에 알게 된 사실) 객석은 만석에 가까웠고, 그만큼 공연장은 시끌시끌 했습니다. 그런데 공연 시작을 알리는 벨이 울리자마자 고3 첫 모의고사 영어듣기평가를 기다리는 학생들만큼이나 정숙한 태도로 돌변하더군요. 게다가 반원형 무대를 둘러싼 형태의 좌석이다보니 A블럭에선 C블럭 관객들이 훤히 보이고 C블럭에선 A블럭 관객들이 너무나 잘 보이는 객석 구조. 맞은편 C블럭 1열에 앉아있는 관객의 시선을 피하며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나 좀 이따 표정 관리 어떻게 하지? 친구는 답했습니다. 눈만 감지마 눈만. 감으면 지는 거다. 저는 생각했어요.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_;

공연장 안의 모든 조명이 암전 되고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앉았던 A블럭에선 피아노가 기둥에 가려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전 처음엔 MR인 줄 알았어요. 이게 과연 라이브인가, MR인가 하는 의문은 배우가 등장한 이후로도 계속 되었죠. 배우가 처음 딱 나와서 "앉을까요."라고 대사를 치는데 너무 성우스러운 울림의 목소리인 거예요. 게다가 "시작합시다. 34년 전- 어쩌구저쩌구" 하는 심의관 목소리도 성우삘이 충만하고 말이죠. 어, 어라? 이거 더, 더빙? 리, 립싱크? 뮤지컬은 원래 이렇게 녹음도 허용되나? @_@ 하는 생각에 제 머릿 속은 혼란의 도가니. 배우가 첫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나서야 아, 배우는 라이브고 저 객석 뒷쪽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녹음이란 사실을 겨우 인지했죠.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풀리고 나니 새로운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그나저나 이거 2인극 아니었던가?
지금 노래 부르고 있는 저 목소리 좋은 훈남은 누구?? 제 3의 캐릭터???

궁금한 마음에 옆의 친구를 흘깃 쳐다봤는데 별 동요가 없더군요. 아, 그럼 이제 이 사람 퇴장하면 진짜 주인공들 나오나 보다 싶어서 계속 지켜봤습니다. 노래가 끝나고 다시 심의관들이랑 대사를 치는데, 어라? 어쩐지 내용 상 이 사람이 '나'역할이라는 것 같은데? 읭? 그럼 아까 본 사진은 뭐야. 캐스팅이 바뀌었나? ㅡ하는 사이 다시 암전이 되고 희미한 어둠 속에서 그 배우가 옷을 벗고 상자를 열었다 닫았다 하더군요. 어, 어라? 퇴장 안해? 여보세요? 주연 배우는 언제 나와요?

그러고나서 다시 조명이 들어왔죠. 그 때 무대 위에 있던 사람은 요런 모습이었습니다.
(프로그램 북에 실린 사진을 폰카로 찍은 거라 화질은 저질이니 그러려니 양해해 주시고)



뭐랄까, MBC 남자 아나운서st.의 훈남이었지요. 저녁 시간대에 '생방송 화제집중'을 진행한다든가, 아침 방송에 나와 생글생글 웃으며 대학교 축제 현장을 리포트 해준다든가 할 것 같은 인상의. 저는 아이쿠, 좋쿠나! 하는 표정으로 이 훈남이 멍청한 새를 관찰하는 자태를 열심히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떠오르는 몇가지 단서. 친구는 말했었죠. 사진과 달라. 아주 달라. 실제로 보면 훈남. 게다가 안경미남.

잠깐. 뭐야, 저 사람이 '나'역의 김우형씨야? 아까 본 그 사진이라고? 뭐? 응? 어, 읭?!




엄마.... 사진이 거짓말을 하기도 하네요.......

나중에서야 이 배우가 뮤지컬 계에서 사진발 안 받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만, 사실 08'쓰릴미 이후로 찍히는 사진들은 뭐 그렇게까지 실물과 차이가 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무대 위에서 봐도 각도에 따라 묘하게 차이가 나는 얼굴이라, 딱 절묘하게 이상한 각도로 찍힌 사진이 아니고서야 어느 정도  실물을 반영하고 있고요. 근데 지금 봐도 저 08'쓰릴미 프로필 사진은 심해요. 너무 심해. 저걸 컨펌한 박용호 대표의 대인배스러움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입니다. 어떻게 작품을 '팔려고' 홍보하는 사진을 저렇게 찍을 수가 있죠?! 극을 보려고 마음 먹은 사람마저 도망가게 만드는 사진이잖아 저건. 모든 관객들이 저 비주얼을 기꺼이 리차드가 아닌 네이슨으로 캐스팅하고, 또 그 결단을 용납할 만큼의 심미안을 갖고 있는 건 아니라고요?




안경 벗으면 대략 이런 느낌? 어떻게 봐도 저 프로필 사진과는 동일인이라 하기가 어렵죠. 단지 수염 유무의 문제라기엔 뭔가;; 하여튼 저 프로필 사진은 아직도 미스테립니다. 사진은 김우형씨만 문제가 아니었어요. '나'에 대한 충공깽이 매듭지어지자마자 등장한 '그'역할의 김동호씨. 제가 '그'를 처음 봤을 때 저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외쳤죠.

푸, 푸콘가족?!

외, 외국인? 근데 한국말 잘하네? 대략 이런 느낌이랄까-_-;; 처음에 '나'를 보고 1920년대 배경 치고는 헤어스타일이나 수트 디자인이 꽤 위화감 없는 현대식이라, 캐릭터명을 네이슨과 리차드에서 나와 그로 바꾼만큼 캐릭터의 비주얼도 한국 정서에 맞게끔 변형했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리차드는 1920년대 시카고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한 미쿡인의 비주얼(...)

이렇듯 제게 있어 쓰릴미의 초반부는 전혀 예상치못한 비주얼쇼크;;로 점철되어 흘러갔습니다. 공연을 보기 일주일 전쯤, 친구가 이 작품에 나오는 노래들의 가사집을 보내줬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07 버전의 가사였어요. 그걸 몰랐던 전 중간에 쓰릴미, 쓰릴미- 를 반복하는 노래가 나오길래 아 이 부분 기억해뒀다가 유심히 들어봐야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공연 내내 귀를 쫑끗 세우고 집중했는데 저 노래 가사가 영 나오질 않는 거예요. 당연하죠. 08버전의 가사는 저 부분이 만져줘, 제발 or 안아줘 제발 로 바뀌어 있었으니까요. (,..) 그러나 그 사실을 알리 없는 전 급기야 어떤 생각을 했냐하면 파이널 쓰릴미에서만큼은 08버전도 쓰릴미, 쓰릴미- 하잖아요? 그래서 파이널에 도달했을 때 아, 드디어 그 노래가 나왔구나! 잠깐, 그럼 이제 겨우 중반부인가? 시간은 꽤 많이 지난 것 같은데? 근데 불 켜지고 박수. 끝;;

공연 내용에 있어서는 그냥 뭐 재미있게 봤다는 말 밖엔 할 말이 없네요. 원래 첫공이란 게 그렇잖아요. 비교대상도 없고, 스토리 파악하며 쫓아가기만도 바쁘고. 게다가 전 이게 첫 뮤지컬이기도 했으니까요. 반전 부분에선 딱히 전율이라거나 충격을 받진 않았지만 전개 상 생뚱맞다고 느끼거나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느낌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제게 있어 반전은 리차드의 '그 변호사, 내가 되고 싶은 그런 변호사야.'였죠. 리차드가 저 대사 치는데 정말 '이제와서 뭐 어쩌라고 병신아-_-'싶었달까.

공연 보기 전에 걱정했던 극 중 스킨쉽 수위에 있어선 뭐 당황하거나 긴장하거나 하진 않았는데 극이 좀 무르익어야 나올 줄 알았던 키스씬이 시작하자마자(낫띵) 연이어 두 번이나 등장을 해서 조금 놀랐네요. 그런 단순 스킨쉽 이외의, 무대 위에서 펼쳐진 감정선은 오히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냉랭하고 건조한 느낌이라서 공연 내내 우려했던 손발의 오글거림 없이 잘 감상했죠. 지나고나서 생각해보면, 유독 메마르고 서늘한 분위기를 자아냈던 이 페어를 첫 쓰릴미로 접했던 것이 제겐 썩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취향과도 맞았거니와 이 페어였기 때문에 뮤지컬이란 형식을 생애 처음으로 접했음에도 '감정적으로 오버한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전 그냥 '뮤지컬이란 것도 볼만하네~ 다들 노래도 잘 부르고 연기도 잘 하고 얼굴도 잘 생겨서 좋았어~' 이상의 감상은 갖고 있지 않았고, 이것으로 당분간 뮤지컬이라는 문화와 나란 인간 사이의 접점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공연장을 나와 동대문 에베레스트에 들려 커리와 사모사 등을 맛나게 먹은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친구에게서 다시 문자가 왔죠. 다음주 평일에 굉장히 좋은 자리가 양도로 나왔는데 같이 보겠냐는 내용이었어요. 캐스팅은 '나'만 오늘과 다른 배우였죠. 오늘 공연이 꽤나 만족스러웠던데다가 오늘 본 배우와는 또 다른 느낌의, 매우 사랑스럽고 여린 느낌의 '나'라고 하는 말에, 중딩 시절 탐독한 유리가면 덕에 더블캐스트의 각기 다른 공연에 대한 로망(그니까 마야와 아유미의 헬렌켈러라든가, 헬렌켈러라든가, 헬렌켈러같은)으로 충만했던 전 그 떡밥을 덥썩 물고야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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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유리구슬 2009/07/14 12:19 # 답글

    회사에서 몰래 보다가 몇번 웃음이 터져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ㅋㅋ 전 그 이전에도 뮤덕이긴 했지만, 이 뮤지컬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렇게 난리일까 싶었는데 스릴러 뮤지컬이라는것만 듣고 '옳다구나, 취향이구나!' 싶어서 예매했었어요. 정말 스릴러라는거 말고는 전혀 모르고 갔었는데... 전 창용/무열 페어로 시작했었는데 제 첫 관람의 감상은 스토리 따라잡기 + 무열씨 뒷태 + 시작하자마자 스..로 점철되었... 그래도 스토리에 만족해서 다른 캐스팅으로 또 보자 싶던게 그만.. 하아...

    김우형씨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게, 2006년인가 조지킬 티켓팅할때 '김우형'이라는 이름이 스케줄에 있길래 '그대는 뭥미?'하면서 살포시 무시해줬던 미안한 기억이 있는데다가 08년도 당시에 다시 생각해보니 신인 제에(...) 지킬을 한 사람이라 이제사(!) 궁금했기도 했구요 ㅋㅋ 근데 저도 김우형씨 첨 나오고 나선 읭? 했다죠 ㅋㅋㅋ 김우형씨가 '나'역이라는걸 알았는데도 말이죠... 충무에 걸려있던 전혀 안 닮은 그 대형 프로필 사진의 탓으로요..(..)

    전 왠지 처음 본 창용/무열 페어보다는 우형/무열페어를 더 좋아합니다만, 그래도 뭔가 스테리오타입적인 '나'와 '그'를 본 후에, 재차 관람하러 갔을때 의 다소 소심한 '나'를 기대하고 갔다가 우형씨의 전혀 소심하지 않은 '나'를 본 충격탓으로 쓰릴미에 빠져버린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중이죠...

    정말, 올해 09 쓰릴미는 굉장히 '재미'있었지만, 08 쓰릴미는 가슴아프고 특별한 추억으로 영원히 남을것 같네요 ;ㅅ;
  • 꿀꽈배기 2009/07/20 00:29 #

    전 쓰릴미 이전엔 뮤지컬의 뮤자에도 관심 없던 비뮤덕이었는데, 제가 자주 가는 게시판들마다 쓰릴미 쓰릴미 노래를 안 부르는 곳이 없길래 경험치 쌓는 마음으로 한 번 구경이나 해보자 했다가............................... 이 지경까지. (쩜점쩜)

    우형/동호 페어를 첫공으로 접한 전, 네이슨 캐릭터는 원래 다 우형네이슨처럼 담백&침착한 줄로만 알았죠. 그러다가 바로 그 담 공연으로 창용네이슨을 봤을 때의 그 쇼크란!! ㅋㅋㅋ (가끔 제가 만약 올해의 상윤/우형 페어를 쓰릴미 첫공으로 경험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전 분명 그 오글거림에 얼굴을 두 손으로 감깐 채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을 거예요 <-)

    작년 쓰릴미가 단막극 드라마 보는 느낌이었다면 올해 쓰릴미는 버라이어티(...) 느낌이었죠. 각기 다른 의미로 정말 재미있었어요. >ㅁ<
  • 소솜 2009/07/17 04:15 # 삭제 답글

    검색하다가 잠시 갑툭튀했네요ㅎㅎ 조명 들어왔을때 모습...에 백만배공감하고 갑니다;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저때 프로필 사진은 너무 심했었죠;;
  • 꿀꽈배기 2009/07/20 00:31 #

    저 프로필 사진은 정말이지, 전설은 아닌 레전드가 맞나 봅니다. 김우형씨가 가장 심하긴 하지만 김동호씨도 만만치 않죠. 아니 왜 하고 많은 사진 중에서 저런 사진을 홍보용으로 선택하냔 말이지요. 이건 포토그래퍼보다 홍보팀이 나빠 ;ㅁ;
  • 정해민 2009/07/18 11:57 # 답글

    스킨 바꾸셨네요? 이전 스킨이랑은 상당히 분위기가 다른데요. 뭔가 신지 카토스러운...
    사진이 거짓말을 했죠.ㅋㅋㅋ 김우형 씨는 정말 어째 그리 각도에 따라 오묘하게 얼굴이 달라지는지. 배우로 좋은 얼굴이구나, 하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더랬어요. 푸콘 가족에서 와하하 웃다가 아점 먹은 게 체하는 줄 알았어요. 김동호 씨가 묘하게 이국적이죠. 홑꺼풀인데도 왜 그런가 몰라. 골격이 양인의 것이라 그러한가. 안 그래도 꽈백님 쓰릴미 보러 가신다고 할 때부터 후기가 듣고 싶었는데, 1년 여가 지나니 풀어주시는군요. 다음 화는 ~꿀꽈백 쓰릴미에 본격적으로 빠지다~ 인가효. 기대하게써효!
    전 유리가면에서 그 뭐냐... 극 제목은 기억이 안 나고, 아유미가 가난한 뇨자 마야가 부잣집 따님으로 이미지컨버스드 캐스팅(이런 용어 없음)되었던 때가 기억에 남아요. 아참, 43권 나왔다더군요.
  • 꿀꽈배기 2009/07/20 00:39 #

    아, 이 스킨을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했는데 해민님께서 답을 주시네요. 맞아요. 신지 카토 스럽군요. 좀 더 확장하면 텐바이텐스러운 분위기. ㅎㅎ

    김우형씨의 경우 사진이 잘 안 나오는 이유 중의 하나가 그 각도에 따라 심하게 달라지는 얼굴이라고 생각해요. 공연 볼 때도 정면에서 보는 거랑 약간 측면에서 보는 거랑 완전 옆모습을 보는 거랑 굉장히 다른 느낌이더군요. 능숙한 연예인들은 수많은 과정을 통해 자신이 가장 멋지고 예쁘게 보이는 각도를 찾아내, 그 각도로만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뮤지컬 배우들은 그런 데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저렇게 본격 카메라와 싸우는 사진이 다수 배출되더라고요. 김동호씨는 일단 얼굴이 지나치게 작은데 또 이목구비는 엄청나게 뚜렷해서 도대체가 얼굴에서 여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점이 문제랄까. (...) 얼굴이 '얼굴'자체로 인식되는 게 아니라 눈썹/눈/코/입이 모여있는 아주 자그마한 바탕 정도로 밖에 여겨지질 않으니 미간을 조금만 찡그려도, 혹은 눈썹을 조금만 꿈틀거려도 다른 사람의 곱절은 과장된 표정으로 보여지는 것 같아요. 그런 점 때문에 더욱 실제 사람이 아닌 마네킹;; 같은 이미지를 주는데... 뭐, 이런 외모가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성격의 캐릭터를 표현할 때는 잘만 활용하면 장점이 될 수 있기도 한 것 같고요.

    두사람의 왕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 중의 하나예요. 공연 보면서도 종종 두사람의 왕녀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그런 환상의 캐스팅을 생각해낸 츠키카게 선생은 정말 ㅠ_ㅜb
  • 정해민 2009/07/20 11:12 #

    와! 정말 그래요. 김동호 씨 얼굴에 대해 이렇게 명쾌한 분석을 듣는 건 처음이에요. 감탄했어요. 전 이 사람 얼굴에서 껄렁껄렁하고 느물느물한 이미지를 받았는데 신경질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보고 싶군요.
    두 사람의 왕녀였군요. 유리가면 하면 그거랑, 시골로 내려가서 자연물을 연기했던 게 생각나요. 아마 흙 바람 물 불이었게지만 지금 생각나는 건 흙하고 바람밖에 없네요. 츠키카게 선생님이 마야에게 "아유미는 흙을 연기했지만 넌 흙이 되었어!" 하고 꾸짖었던 게 하도 인상깊어서. (당시엔 그럼 어쩌라는 거야 하고 생각했음;)
  • 꿀꽈배기 2009/07/26 16:08 #

    느물한데 또 느끼한 느낌은 전혀 없이 마냥 귀엽다는 게 김동호씨가 갖고 있는 이미지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요번에 김동호 대니의 그리스를 봤는데 대니라기 보단 그냥 김동호 그 자체더군요. 08'쓰릴미에서의, 강박증세처럼 느껴질 정도로 네이슨의 태도에 예민하게 대응했던 싸가지-_-없는 연하남 리차드로 이 배우를 처음 접한 저로서는 차기작에서 보여지는 '김동호 캐릭터'에 더 적응을 못하겠어요. 하하.

    그 에피소드 저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불을 연기하라는 미션에 진짜로 불을 질러버린 마야. (...) 요즘은 마야같은 애가 ANTM이나 프로젝트런웨이 같은 리얼리티쇼에 나온다면 방송사고나겠다 싶은 생각도 들고 말이죠. ㅋㅋㅋ
  • 밤의피크닉 2009/07/21 20:18 # 답글

    아아아아악!!!!!!우선 저 소리 지르고 웃을께요 ^^ 제 경우는 어떤 대인배 분의 음원을 듣고
    우형 네이슨한테 반해서 지금까지 좋아하고 있어서...ㅎㅎ 그 때 저 사진을 보고...
    "흠...꽤 연식이 있으시네...서른 셋?"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네...더 정확히 고백하자면 "흠...그래 나는 실력으로 배우를 좋아하겠..."어...라고
    혼잣말 했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저와 같이 쓰릴미 보러간 죄없는 사촌 동생은 프로필 사진과
    너무 다른 배우님을 보고 "응?저 사람 이 사진 그 사람 맞아?" 그랬고...ㅎㅎ 꿀꽈배기님
    덕에 잊혀진(?) 옛 추억이 되살아나네요...^^
  • 꿀꽈배기 2009/07/26 16:10 #

    서른 셋이면 꽤..... 어리게 보셨네요. (진지) 전 그 사진 처음 보고 음, 유부남은 확실하고 잘하면 미취학자녀도 있을만한 연배로 봤거든요. 08프로필은 지금 봐도 저게 누군가 싶어요. 09프로필도 결코 잘 나온 건 아니지만 08이랑 비교하면 천상의 사진! 사진만 보면 09가 네이슨같고 08이 리차드같지 않나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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