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지킬 앤 하이드 (김우형/임혜영/쏘냐) - 김지킬의 귀환 by 꿀꽈배기

일산은 정말, 정말, 저엉말 웨이투퐈-_-였습니다. 집을 딱 나서면서부터 아람누리 극장 안에 들어서기까지 정확히 2시간 30분 걸리더군요. 이래서야 내 입장에선 이천이나 일산이나 별 차이도 없잖아? 그래도 08-09 시즌 지킬+오케스트라를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공연이니 놓칠 수야 없지요. 쓰릴미 보면서 느낀 건데, 그래도 역시 음악은 생음악이 최고인것 같아. 근데 지킬 오케는 병맛이잖아? 안될거야 아마... ㅡ라고 지레 겁먹었으나 생각 외로 오케는 괜찮았습니다. LG 때보다 낫던데요. 오케 얘긴 나중에 좀 더 길게 해보도록 하고요.

제겐 일산과 이천 지킬의 첫공과 막공은 어떻게해서든 찍어야겠다는 어떤 의무감이 있었어요. 마침 네 번만 더 찍으면 딱 떨어지는 김지킬 관람횟수가 되기도 했거니와(이런데서 드러나는 덕후의 강박증) 첫공은 에너지가 팔팔 끓어 넘치는 공연으로, 막공은 정제되고 깔끔하게 완성된 공연으로 장식해주는 김우형 배우에 대한 믿음도 있었고 말이죠. 솔직히 5회 연속/4회 연속의 스케줄에서 첫공과 막공을 제외한 중간 공연들의 퀄리티는 그다지 만족스럽게 볼 자신이(쩜쩜쩜) 뮤덕신도 이런 제 마음을 가련히 여기셨는지 12-13일에 회사 워크숍 일정을 잡아 적절한 핑계거리를 마련해주셨더라고요? 아하하하. 결국 가능한 일산 관극 스케줄은 첫주 주말과 막공 뿐.

마침 인터파크에서 40% 할인 쿠폰도 발행해줬고 말이죠. 모배우 말마따나 인터파크 없으면 공연 못 봐요♡ 올시즌 쓰릴미로 김우형 배우를 처음 접한 친구를 살살 꼬셔서(일산에 같이 가~ 레전드 보여줄게~♪) 썩 좋은 사이드 자리로 일산 첫공 티켓을 홀딩해놨는데... 욕심이 지나쳤던게죠. 처음 지킬을 보는 친구에게 컨프론테이션 만큼은 꼭 중앙 자리에서 보여주고 싶었는지라 공연 전일 오후 5시가 되면 홀딩하고 있었던 표들이 풀릴 거야!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가 그 때! 잽싸게 줍자!! ㅡ라는 생각으로 잡아뒀던 표의 결제를 미뤄두고 5시까지 기다렸죠. 그리고 5시가 되었는데.....

어, 업써!! 예매창이 업써져써!!!! O_O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이건 2시간 전까지 예매가 가능한 쓰릴미가 아니란 걸. 공연 전일 5시가 되니 아예 예매창 자체가 닫히더군요. 결국 40% 할인은 거울에 서린 김처럼 사라져갔고... 저는 친구에게 뺨이라도 맞을 각오로(정신차려!!) 사실을 토로하고 첫공이 아닌 막공을 함께 보기로 약속을 변경했습니다. 막공도 자, 잘해주셔야 해요? 꼭이요? ㅠ_ㅜ

그치만 그래도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첫공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산 넘고 물 건너(진짜로!) 아람누리에 도착한 저는 당당하게 현매를 끊었습니다. 공연장 도착한 게 2시 살짝 넘은 시각이라 이미 좋은 자리는 없겠지 싶었는데 1열도 중앙블럭도 있고, 2열 중앙블럭은 절반 가량이 비어있고(...) 야 이 그러게 왜 이렇게 쓸데없이 큰 극장을 대관해서!! 1열 중앙블럭 왼쪽 사이드에 앉아 4중창에서의 김지킬 암전 디테일 연기를 즐길 것인가, 2열 정중앙에서 넉 달만에 제대로 된 지킬앤하이드를 만끽할 것인가 쫌 고민하다가 2열부터 단차가 있다는 언니의 말에 2열 중앙 좌석을 겟했죠. 10% 할인받아서 9만원. 흑흑. 하지만 인팍 40% 할인 좌석보다는 월등히 좋은 자리라서 상처는 좀 아물었습니다.

그니까 1열을 제외한 모든 좌석에 단차가 있기는 있는데 말이죠.... 한 5cm정도? -_-;; 세종M씨어터의 단차와 비슷하더군요. 이 인색한 단차 때문에 제대로 된 음향을 즐기려면 최소한 5-6열 뒷쪽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만 문제는, 2열에서도 배우 표정이 잘 안 보여요. LG아트센터의 2열을 생각하시면 절대 아니됩니다. 체감상으론 LG 8-9열 정도 되는 것 같았어요. OP석이 엄청 넓더군요. LG처럼 절반정도는 무대 아래 쪽을 판 게 아니라, 무대 앞 쪽, OP석을 판 거라서 결과적으로 무대와 객석의 거리감이 상당해졌습니다. 게다가 무대 자체도 아주 깊어요. 덕분에 무대의 공간감과 심도가 깊어진 건 좋았지만.

4층에서 본 친구는 단 한마디(가사?)로 4층 관극에 대한 감상을 전했습니다. '신이 된 기분~ 이걸까~' 1층 박스석(S석)은 가격대비 좋아보였고요. LG에서는 전혀 시도해볼 수 없었던 시야각이라 저기서 보는 무대와 배우들의 표정은 어떨까 호기심이 좀 동하기도 하더군요. (음, 화요일에 칼퇴하고 일산으로 달려가서 박스석에 앉으면... 팀장님은 빡 돌겠지♪) 극장 자체가 크다보니 음향도 뭐랄까, 컴팩트하게 조여지는 맛이 없이 마냥 울리고 울리고 울려서 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오케 음향의 박력 자체는 LG보다 좋았고 악기 구성도 LG 때보다 다채로워진 느낌이었는데 너무 앞쪽에 앉아서 그런가, 드럼과 베이스 음은 아예 바닥-좌석을 통해 귀가 아닌 몸으로 울리더군요;; 게다가 마이크 입력이 쓸데없이 좋아서 배우들 발 구르는 소리랑 한숨소리 같은 음향의 선예도는 지나칠 정도로 강하게 잡아주는 반면 조금만 발성에 힘이 실리는 노래나 대사 부분에선 소리가 에코효과 먹인 듯 사운드가 또렷함 없이 흐려져요. 안 그래도 피로한 컨디션엔 딕션에 힘 풀리는 김지킬인데(..) 음향까지 저러니깐 몇몇 부분의 대사들은 처음 보는 관객이라면 뭔 소린지 도통 못 알아들을 것만 같았죠.

지킬, 김우형의 지킬. 이번 시즌 제가 가장 사랑한 지킬. 오랜만에 보니 뭐라 마땅히 표현할 단어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좋더군요. 김지킬은 기본적으로 연기가 뛰어나죠. 정말, 잘, 해요. 그래서 이번시즌 쓰릴미의 김우형 리차드에 대한 여러 평 중 절 가장 당혹스럽게 만들었던 건 '노래는 진짜 잘해, 근데 연기는???'이란 것이었습니다. 지킬 땐 줄곧 정반대의 평을 듣던 배우였으니까요. '연기는 잘하는데 노래는 역시 류지킬, 홍지킬에 비하면...' 제게도 김우형씨는 청각보다는 시각적인 충족감이 큰 배우였고, 덕분에 저는 지난 겨울 LG아트센터를 제 집 드나들듯 출석도장을 찍어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배우의 지킬앤하이드는 절대로, '듣기만 해서는' 십분의 일도 느낄 수 없는 극이었거든요.

그, 그렇다고 사실 노래를 못하는 건 아니잖아? ;_; 류정한 배우와 홍광호 배우가 워낙 굇수들이니 비교를 하면 그렇지만 뭐어... <- 라고 자위하던 제게 쓰릴미에서의 '노래↑연기↓ 김우형' 평가는 어찌나 당황스럽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던지요 ㅋㅋ 암튼 두 노래굇수+여괴수와 함께 하다보니 발성과 호흡도 쑥쑥 느는 게 지킬 3개월간 눈과 귀로 느껴졌고, 그게 그대로 쓰릴미로 이어지면서 09시즌의 우형리차드는 08시즌 쓰릴미의 우형네이슨과 비교해도 확실히 노래가 늘긴 늘었구나 싶었는데 일산지킬 첫공을 보고나니 09쓰릴미를 거치면서 이 배우, 한 단계! 또 다시! 레벨업한 게 분명하다는 확신의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노래 잘해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진짜 잘해애애애애애ㅐㅐㅐㅐ애애애ㅐㅐㅐ


저 진짜 지금 이 순간이랑 얼라이브1 끝나고 기립할 뻔했어요.
얼라이브2도 완전 좋았지만 오케랑 박자가 어긋나서 삐끗;

뭐랄까 발성 자체가, 소리통의 울림 자체가 확실히 달라졌어요. 내지르거나 쭉 뻗는 부분에 있어서 자신감도 넘치고. 가장 놀랐던 건 얼라이브1에서 '불타올라'. 이 부분을 서울공연 땐 쭉 '불-타-올라아↗' 이렇게 '라'에서만 음을 살짝 올리며 불렀는데 어제 공연에선 '불-타-오↗올↗라아↗' 요렇게!! 홍하이드처럼!! 부르더라구요. 저건 홍하이드만 가능한 스킬일 거라 생각했는데!! 음정 자체는 홍하이드와 동일한데 실제로 들어보면 또 느낌은 사뭇 달라요. 같은 편곡같은 느낌은 안 들더군요. 이 정권에 대한 체증까지 확 풀려버리는 박력의 차유우우우우ㅡ 야 더 말할 것도 없죠. 아, 이젠 차유우우우- 도 아니고 자유우우우- 가 되었더군요. 옳아, 이 딕션. 하지만 촤휴우우우- 가 살짝 그리워지는 건 모다? ㅠㅜ 지난 삼개월 간 이걸 못들어서 내가 홧병이 걸렸나봐. 그 전에 '자정, 모든 게 정상' 대사할 때 '자정'이라고 말하는 목소리 톤이 지금껏 전혀 들어보지 못한 톤이라서 또 놀랐습니다. 뭐랄까, 지옥에서 온 악마가 실재한다면 이런 걸까 싶고. 지금까지 제 귀로 들어봤던 김우형 배우의 모든 목소리 중에서 가장 낮은 톤이었죠.

서울 공연에서의 김지킬은 물론 노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디테일한 연기와 감정선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극을 이끌어나갔기에 때때로 원곡의 정해진 멜로디를 생략하고 감정이 실린 대사 연기로 대체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는데 어제 일산 공연에서의 김지킬은 멜로디 표현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대사에 싣던 감정 연기를, 음정에 실어 표현해보려는 시도가 시종일관 눈에 띄었어요. '그런 말은 제발 그만, 7년 동안 지겹도록 신물나게 역겨워요 그만-'이란 가사에서 김지킬은 '그만-'을 '그만!' 하고 대사 처리 했었는데 이번 공연에선 원래 멜로디대로 부르더군요. 물론 이 공연에서만 그런 걸 수도 있겠는데(서울 공연에서도 중간에 한두번 정도 이렇게 부른적이 있었고) 공연 전반적으로 연기하는 스타일이, 어쩐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연기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확인해보면 알 수 있겠죠.

어제 공연의 '지금 이 순간'은 제가 김지킬 최고의 '지금 이 순간'으로 치는 2008년 11월 20일 공연에서의 감동에 버금가는 것이었습니다. 서울 막공에서의 '지금 이 순간'보다 더 좋았어요. 호응이 꽤 짠 편인 관객 구성이었는데 '지금 이 순간'과 쏘냐루시의 '새 인생'에서만큼은 환호성이 터져나오더군요. 노래를 음정, 박자 틀리지 않고, 호흡 길게 뽑으면서 테크닉적으로 '잘' 부른 것도 잘 부른 건데 제가 정말로 감탄했던 건 김지킬만이 갖고 있는 캐릭터성을 완벽히 이 한 곡 속에 녹여냈다는 점이었어요. 하나 하나 뜯어보면 특별히 다르게 편곡해서 부른 건 없지만 '다 걸----고', '나----만의 길', '저주 하----여도', '간절한/절실한 기도----', '신이여 허락----하소----서-----------' 이렇게 특정 단어의 음절을 긴 호흡으로 늘려 부르는데 그, 붙었다 살짝 떨어지는 템포에서 이 캐릭터가 느끼는 절실함과 그 절박한 표피가 얇게 감싸고 있는 본질적 감정의 실체- 불안함과 불안정성이 또렷하게 와 닿았습니다. 게다가 제가 공연 내내 놀려댔던(;;) 딕션도 완벽하고. 으헝헝.

전반적인 연기가 여유 있고 깊어졌어요. 아버지에 대한 절절함이 UP, UP, UP. 컨프롱 직전 로스트인더닼할 때 '아버지!'라고 부르는 톤이 서울 공연 때와는 사뭇 다르더군요. 어느 쪽이 더 좋냐고 물으시면 지금이 더 좋다고 말하겠습니다. 예전엔 극의 정해진 타이밍에 약간 쫓긴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어제 공연은 아주 여유롭게 극을 즐기고 지배하더군요. 3개월간 단련된 소극장 연기 덕분인지 떨리는 손끝 연기같은 게 말이죠. 엄청, 더, 더, 디테일해졌습니다. 변신할 땐 진짜 저러다 사람 숨 끊어지겠다 싶을 정도로 헐떡여주시고;; 제가 리얼리티 떨어지는 연기를 굉장히 싫어하는 취향이라서(얼굴 찡그림 하나 없이 다친 팔로 몸을 지탱한다거나 손을 뻗으며 불꽃을 피한다거나 이런 거. '이건 물론 죄다 뻥이지만 진짜라고 믿으면 진짜가 됩니다'라는 배우와 관객 간 암묵적 약속이 억지로 깨지는 것 같아서 정말 싫어해요-_-;) 김지킬 연기 중에 특히 좋아하는 두 씬이 있는데 첫번째는 얼라이브1 직후 집에 찾아온 어터슨에게 편지를 건네주며 극도의 불안함과 초조함에 손을 덜덜 떨며 강박적으로 왼팔을 주무르는 연기, 두번째는 첫번째와 두번째 변신씬에서의 연기인데 두 장면 모두 '최대한 진짜처럼 보이는 뻥'이라는 공통점이 있죠. 근데 이게 더, 더 진짜처럼 보이게끔 업그레이드가 되었더군요. 사실 서울공연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집중력이 흐려졌던 건지,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디테일함이 줄어든 건지 공연 초반부에 보여주었던 디테일한 손연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서 서운했었는데 두 배 업그레이드 되어(마치 이 배우가 어프레이드에서 보여준 그 디테일한 연기를 보는 것 같았죠) 돌아온 걸 보니 어찌나 반갑고 기쁘던지요.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극장 워낙 커서 2열에서도 보일까 말까한 거리감인데 이런 디테일한 연기들이 과연 관객의 몇 퍼센트에게까지 전달될까나... 하하...;; 캐릭터 자체는 뭐, 서울공연 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지킬과 하이드 모두 조금 더 발랄해진 느낌은 있었네요. 특히 하이드의 비꼬기 스킬 UP. 그리고 지킬일 때 자꾸 소매 끝단 정리하는 버릇이...ㅋㅋ...ㅋ... 그리고 몇몇 모션들이 좀 더 간지나게(!)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마지막 웨딩씬에서 하느님 제발, 하느님 제발ㅡ! 하면서 무대 오른쪽 앞으로 내려와 고개 숙였다가 머리 촥! 들 때, 예전엔 기마자세 비슷하게 양다리를 벌린 상태에서 무릎을 살짝 굽힌 채였는데, 요번엔 왼쪽 무릎을 땅에 댄채로 굽혔다가(쓰릴미의 쓰릴미 넘버에서 네이슨이 어깨 잡고 끓어앉힐 때 포즈를 생각하시면 될 듯) 벌떡 일어나는 걸로 바뀌어서 오오, 간지 넘치면서 조금 덜 뿜긴다(...)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이 날 공연, 김지킬의 서울막공을 워낙 만족스럽게 봤던지라 어지간히 성에 차는 공연이 되지 못한다면 괜한 사족이 될까 우려하지 않았던 것도 아닌데 그런 노파심을 완벽히 깨부숴줄 정도로 서울공연 때보다 더 멋져진 김지킬+임엠마+쏘냐루시를 볼 수 있어서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무대 사고!!! 어쩔라미!!! ㅠ_ㅜ 제가 앞서 어제, 진짜 최고의 '지금 이 순간'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정작 공연 볼 땐 그 최고의 순간을 만끽하지 못했어요. 무대가.. 무대가 안 내려왔거든요!! 엉엉 스탭들 이리 나와, 나랑 싸우자. ㅠㅜㅠㅜㅠㅜㅠㅜ

레드렛 나와서 지킬이랑 어터슨씨랑 내가 미쳐뜸/헐 님도 즐기지 않아씀? 얘기할 때부터 막으로 가려둔 뒷무대, 그러니까 지킬 서재쪽에서 자꾸 찰랑찰랑~ 하고 뭔가 부딪히고 털어내는 소리가 들려와서 뭐, 뭐지? 싶었어요. 막이 걷히고 지킬이라 어터슨씨가 서재 안으로 들어서는데 처음엔 뭔가 이상하단 걸 못 느꼈죠. 마침 그 때 어터슨씨가 '결과를 생각해보라고'란 대사를 그냥 '생각해보게'라고 쳐서-_-;;거기에 정신이 팔려 읭?? 하고만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부지 초상화를 바라보고 있는 지킬 뒷태가 이상... 한 게 아니라, 초상화가 이상한 거예요. 가만보니 초상화 걸려있는 지킬 서재 벽 무대합판과 지킬 사이에 붉은색 샤(;;) 커튼 같은 게 쳐져 있더군요. 아버지 초상화가 자, 잘 안보여!! 잘 보이지도 않는 아부지를 애잔하게 쳐다보는 지킬도 웃기고 ㅠ_ㅜ 최고의 신사라느니 진지하게 대사치는 풀도 웃기고 ㅠ_ㅜ 그래도 여기까진 괜찮았죠 뭐, 그리 큰 사고는 아니니까.

풀이 퇴장하고 지킬이 노래 시작하는데 그 때까지도 계속 찰랑찰랑~ 하면서 스태프들이 커튼 들어올리려는 시도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 아, 그냥 냅두고 이따 무대 전환할 때 한꺼번에 올리지 신경 쓰이게 왜 저래... 하고 가볍게 넘겼는데 말이죠. 웁스.... '지금 이 순간' 시작했는데도 서재배경 합판+커튼이 안 올라가.... 그래서 결국 무대 배경 조명 다 끄고(조명 켜두면 희미하게나마 초상화랑 배경이 보이니까;) 지킬한테만 스포트라이트 딱 하나 비춘 채로 '지금 이 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원래 "마법처럼~"하면서 양 팔 벌리면 정말 마법처럼 의자니 탁자니 뒷배경이니 죄다 사라져야 하잖아요? 근데 안 사라져. OTL 이때부터 뭔가 사고가 났구나. 이걸 어쩌지?!! 싶은 생각에 머리 속은 패닉. 근데 노래는 또 엄청 잘 부르니까 귀는 또 계속 쫑긋 세울 수밖에 없고 말이죠. 정말 힘들었어요. ㅠ_ㅜ 김지킬도 뒤돌아 봤다가 왔다갔다 거리고 했으니 분명 뭔가 이상하긴 이상하다고 느꼈을 텐데 싱기할 정도로 동요 안 하더라구요. 그니깐 또 내 눈은 계속 김지킬을 쫓고... 근데 노래 끝날 때까지도 사라지지 않는 뒷배경 신경 쓰이고... 결국 노래 끝날 때까지 뒷배경(커튼은 그대로)+왼쪽 책상과 의자+오른쪽소파는 사라졌습니다. 근데 실험대는 저 뒤, 무대 한참 뒷쪽에 살짝 등장만 한 상태이고, 양쪽의 실험책장은 노래가 끝나고 나서 슬금슬금(;) 등장하기 시작, 무대 뒤의 실험실 책장 배경+거울은 아예 안 내려온 상태요 가장 큰 문제는 문제의 그 빨간색 샤커튼이 아직!! 그대로!! 안 올라가고 남아있다는 것이죠. 그니깐ㅡ

실험대|커튼|     지킬      (((((  객석

노래가 끝났을 땐 요런 상태였어요. OTL 커튼이 안 올라가서 실험대가 더 이상 앞으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더군요. 저는 생각했죠. 김지킬은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커튼을 손으로 들어올리고(...) 실험을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답답한 커튼은 뜯어버릴....! 것인가. 결론적으로 김지킬은 아직 마지막 결단은 못 내린 듯 초조하게 무대 위를 왔다갔다 가로지르며 고뇌하다가 주먹을 가볍게 말아쥐고 그래, 결심했어!! 하는 연기를 하면서 기다렸습니다. 커튼이 올라가고 무대가 꾸려지기를. 다행히 한 10초 정도? 후부터 커튼이 1초에 5cm씩 슬금슬금 위로 올라가더군요. 휴우=_= 그래서 바로 원래 연기 들어갔는데 그 후로도 계속 다른 배경 살짝 내려졌다가 아차!! 하면서 곧바로 다시 올라가고(;;) 제대로 된 실험실 책장 배경이 슬금슬금 내려와 자리를 잡았고, 거울은 한참 있다가 내려오고;; 이런 상황에서 대사 한 번 안 씹고 연기에 몰입한 김지킬 브라보~ 잭나이프와 타자기와 담배케이스와 염산병은 배우를 강하게 단련시켜줍니다. 낄낄낄.

그러나 그 후로도 계속 이어진 사고들. 얼라이브2에선 '베싱스토크의 열네번째 주교!'하면 '교!'에서 바로 빰빠바빰빠바~ 하면서 오케가 들어와야 하는데 멍 때리고 있다가 한박자 늦게, '성주드 병원의 이사!'하고 나서야 오케가 들어갔어요. 그래도 김지킬이 '부패한 위선자'를 '부---패한 위선자'라고 늘리고 위선자! 후에 오케를 좀 기다려줘서 어찌어찌 '위선자! 위선자! 위선자!'는 제 박자에 맞춰서 들어갔죠. 컨프론테이션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오케스트라랑 박자가 안 맞고, 조명도 좀 씽크가 안 맞아서 쩜쩜쩜.... 그리고 솔까말 컨프롱에선 오케도 오케지만 지킬>하이드는 괜찮았는데 하이드>지킬 순간에 지킬 팔이 좀 휘청거리는 게 느껴져서 흑흑. 앞으로 5회 연속 흑흑흑. 신대표 나랑 갈등 좀 빚어볼래요. 한가위 송편 빚듯 예쁘게 빚어볼까요.

아, 음.... 김지킬 말고 다른 배우들에 대해서도 할 말 많은데 왜 이렇게 글이 길어진 걸까요. 블레어 싸닥션을 날릴만큼 쌩한 포스 내뿜던 임엠마와 앞머리 내리니 귀여움이 UP!된 쏘냐 루시와 변태라기엔 너무나 강직한 성직자인 강상범 주교님과 살짝 정줄 놓으신 것 같았던 어터슨씨와 오랜만에 보니 너무너무너무 반갑고 좋았던 스트라이드씨와 프룹스와 비콘스필드부인과 그리고........... 풀!!!!!!!!!!! ㅡ에 대해서 정말 할말 많은데 말이죠. 자, 이건 다음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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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유리구슬 2009/06/08 21:50 # 답글

    노래 잘한다구요?! 정말요?! 뭐.... 못하진 않았지만 말씀하시는대로 '비교적' 잘하는과는 아니었는데, 이럴수가! 홍스킬도 Get!해버리다니... 지킬을 하면서 발성이 조금씩 바뀌었다고 느꼈는데, 많이 발전을 했다니 이거 정말 너무 기대가 됩니다. 디테일한 연기도 더해졌다니 이거 이천막공 한번만 봐서 괜찮은건지 고민이 되네요 (먼산) 근데 정말.. 지킬 종일반 할 사진은 없구요... 네... (눈물)

    오케스트라는 대체적으로 LG때보다는 낫다는 의견이 많더라구요. 다행이예요! ...아님 그냥 배우들이 오케스트라에 맞추는거에 익숙해진건지..(....) 이천 공연장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근데 무대 전환 안된 그 상황은... 보고 싶은데요? 으하하하하~~ 꿀꽈배기님 리차드 실수는 칼 안나오는거 빼고 다 보시고 이번엔 지킬까지 섭렵하시려 합니까 ㅋㅋ

    새 주교님과 풀!!!은 도대체 어떤 분이시길래 이런 파장이... 저도 빨리 김지킬, 임엠마, 선영루시, 그리고 스트라이드씨랑 완소 앙상블님들 뵙고 싶네요! 아.. 근데 소냐루시도 보고 싶다... ;ㅂ;
  • 꿀꽈배기 2009/06/20 22:37 #

    그... 그렇게 정색하고 되물으시면 저는 한발짝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날 수밖에(...) 그, 그치만 정말 예전보다 훨씬, 훠얼씬 늘었어요!!! 기대 이상의 발전!!!!!!!! 뭐랄까, 음정 하나 하나 꾹꾹 짚어가며 '성실히' 부르는 게 너무 인상깊었죠. 디테일한 연기는 일산 공연 후반부로 갈수록 좀 무뎌지긴 하더군요. 역시 체력적인 문제가.... 쩜쩜쩜.

    오케스트라는 LG 때보다는 좋았습니다. 제가 본 4회의 공연에서는 큰 삑사리도 없었고 말이죠. 컨프롱이나 지금 이 순간 등에서 배우랑 호흡이 잘 안 맞긴 했는데, 공포의 롤러코스터 MR을 듣고나니 그래도 공연 도중에 수정이 가능한 오케스트라가 낫겠단 생각만 들어요. MR은 이건 뭐, 한 번 틀어지면 공연 끝나기 전까진 돌이킬 수가 없으니. ㅠ_ㅜ

    이제부턴 절 크리캡터 꿀꽈배기☆라 불러주셔요. 데헷. 쓰릴미 뿐만 아니라 곰곰이 생각해보니 서울지킬공연 때부터 한 번 보기 힘든 얼랍2에서 불 안 붙는 주교님도 두 번씩이나 보고 말이죠. (우쭐우쭐) 소냐 루시는 앞머리 내리고선 느무느무느무 귀여워 지셨어요. >_<
  • 2009/06/09 12:12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꿀꽈배기 2009/06/20 22:40 #

    보셨군요! 그 휑하니 비어있던 2열 왼쪽 좌석들. 아니, 그럴 거면 공연 며칠 전에 인터파크를 통해서라도 좌석을 풀지 말예요. 인터파크나 아람누리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한 좌석들은 죄다 사이드 밖에 없었는데 어찌 현매 자리가 그렇게 좋누 ;ㅁ; 정말 공연을 보다보다 그런 식으로 무대 전환 자체가 안 된 사고는 또 처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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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미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