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쓰릴 미 (정상윤/김산호) - Why? by 꿀꽈배기


김산호의 리차드 - 자기 없인 나도 없어

- 일단 칭찬부터 하고 들어가봅시다. 저는 사실 이 공연을 보기 전까지는 09 시즌의 두 리차드, 그러니까 우형 리차드와 산호 리차드를 비교했을 때 각기 다른 캐릭터 해석으로 인해 관객에 따라 취향차는 존재할 수 있겠으나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들ㅡ 예컨데 노래 실력, 연기력, 집중력과 상대 배우를 배려하는 동선 및 호흡 등에 있어서는 두 배우 사이에 엄연한 레벨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저 역시 김산호씨가 해석한 리차드 캐릭터 자체는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음에도 불구, 공연이 끝난 후 이 배우를 한번 더 보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던 적은 없었죠.

그러나 거의 한달만에 다시 본 산호 리차드는 완전히 다른 배우가 되어 있었습니다. 살이 좀 빠진 건지, 첫 등장에서부터 "오오, 리차드님, 오오"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완벽한 비주얼을 선보였죠. 그치만 뭐, 비주얼은 첫공 때부터 훌륭했지. 문제는 연기와 노래가 시작되면서 부터지=_= 라고 제법 쿨시크하게 생각했는데 연기가 시작되고 나서도 대사치는 톤과 표정 연기 등이 이전에 내가 봤던 산호 리차드가 아니구나! 싶더군요. 지금껏 산호 리차드의 연기를 이렇게 집중해서 본 적이 없었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엔, 이소라씨의 말투로 "이번 미션의 우승자가 된 걸 축하해요. 당신의 연기는 자연스러움 속에서도 김산호라는 배우가 표현하고자 하는 리차드의 엣지가 돋보이는 아주 훌륭한 결과물이었어요." 라 말하며 끌어안고 토닥토닥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 물론 노래는 아직 꽤나 불안정합니다; 게다가 필석 네이슨과 공연하면서 길들여진 대사 타이밍 조절 및 노래 들어가는 박자 맞추기에 실패해서 몇 번쯤 공연이 흐트러지기도 했죠. 하지만 이젠 기술적인 면의 부족함을, 캐릭터의 매력으로 커버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에는 확실히 올라섰어요. 공연을 보고 나오며, 산호 리차드를 관극할 5월 스케줄 조정을 다시 해야겠노라 다짐했습니다. 단, 필석/산호 페어로.

- 저는 크로스가 시작되기 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상윤 네이슨이 필석 네이슨에 비하면 수동적인 캐릭터라고는 하나, 그것은 리차드를 상대하는 표면적인 부분일 분이고 어디까지나 극을 전체적으로 이끌어가며 극의 반전이 되는 키를 쥐고 있는 주 캐릭터인만큼 크로스가 된다해도 네이슨의 캐릭터 자체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두 페어 모두) 리차드 쪽의 캐릭터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결과는 보기 좋게 땡. 산호 리차드는 필석 네이슨과 함께 공연할 때와 거의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조금 더, 네이슨을 사랑하고 눈에 띄게 어리광부린다는 점 외엔 말이죠.

- 네, 이 리차드는 네이슨을 정말정말정말저어어어어어어어엉말 사랑합니다. 네이슨 없인 얘도 없어요. 이것은 필석 네이슨에게도 유효한 해석이었지만 아무래도 분장실의 강선배님(...)보다는 3년지기(강조해드릴게요 네네) 동갑친구가 더 편한 것인지, 상윤 네이슨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스킨쉽과 말투로 그를 향한 짓궂은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냅니다. 첫키스씬 같은 경우 상윤/우형 페어에서는 이 두사람의 관계성(지배와 복종)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주는 장면이었죠. 네이슨의 허리를 확 끌어당겨서 자신의 품에 속박한 후 '적당히'(이 적당히- 라는 수위가 중요)키스하고 약간 모자란 듯한 느낌으로 리차드가 먼저 입을 떼면 그 여운을 쫓아 네이슨은 입을 살짝 벌리고 리차드쪽으로 자석에 철가루 달라붙듯 들이대요. 그런 네이슨을 보고 리차드는 슬쩍 웃으며 손을 들어 그를 저지시키고는 '어때? 역시 너한텐 나밖에 없지?'라는 식으로 네이슨의 감정을 좌지우지하는 자신의 위치를 재확인 하고자 하죠. 이건 애초부터 네이슨의 답을 듣고자 물어본 게 아녜요. 하지만 산호 리차드의 경우 일단 너무 전심전력으로 키스를 퍼붓고(피아노 연주하던 이혜지씨조차 당황할 정도의 키스 시간-_;;) 입을 떼고난 후에도 네이슨 이전에 자기가 행복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어때? 너도 좋지? 그치?' 하는 느낌으로 묻더군요. 네, 이건 순수한 의문문이었어요. 마치 관계 후에 '자기야, 어땠어? 좋았어?' 하는 식으로 여친의 만족도를 확인받고자 하는 일반적인 남자들처럼 말이죠. 

생각 중이죠 넘버에선 "넌 괜찮을 거야. 경찰이 차가운 얼굴로 쳐다볼 때……" 라고 말하기 전, 오른팔로는 네이슨의 어깨를 감싸안고 왼손은 아래로 내려, 네이슨의 왼손과 무려 손깍지를 끼며 애틋하게 끌어안더군요. 협박 편지를 같이 읽을 때도 편지를 들지 않은 나머지 손으로 네이슨의 허리를 깊게 감싸 안는 포즈를 취하고요. 상윤/우형 페어에서 쓰릴미 사상 최고 수위의 폭력 행위를 봤다라면 이 페어에선 닭살 스킨쉽의 진수를 봤답니다(...) Everybody wants Richard에서 네이슨의 얼굴을 향해 담배 연기를 내뿜는다든가 네이슨이 그의 방으로 찾아왔을 때 틱틱 대던 것들조차, 네이슨이 진심으로 귀찮아서 그를 상처입히고 괴롭히려는 행동이라기보단 '그런 식으로라도' 네이슨과 계속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네이슨과 함께 있는 게 좋고, 함께 얘기하는 게 재미있는데 아직 애라서, 타인과의 능숙한 커뮤니케이션에 서툴기 때문에 다짜고짜 거친 방법으로 네이슨을 쿡쿡 쑤셔대는 거죠. 어쨌든 일단 찔러보면 반응이 돌아오니까.

산호 리차드는 정말로, 끝까지 네이슨을 배신하진 않았을 거예요. 킵유어의 그 대사가 굉장히 진실되게 들렸습니다. 그냥 순간적으로 무섭고 당황스러워서 네이슨을 부정했을 뿐, 종국엔 네이슨 곁에 스스로 찾아와 머물 애로 보이거든요. "안경을 떨어트린 건 내가 아니야." 이 싸가지 없는; 대사에서 애처로움이 느껴질 줄이야. 산호 리차드의 저 대사에선 '안경만 아니었으면 이런 일 없었을텐데... 에이씨이... 난 몰라...' 하는 어린아이의 단발성 회피라는 느낌 밖에 안 들더라고요. 목소리 자체도 덜덜 떨리고. 상황 회피에 책임 전가, 죄의식 결여, 절망에 빠진 네이슨을 조롱하려는 비뚤어진 가학심까지 더해진 우형 리차드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뭐, 그런 면 때문에 곧바로 이어지는 네이슨을 때리려는 듯한 모션과 "재수없는 변태 새끼야." 는 설득력이 떨어졌지만요.

- 때문에 이 페어에서 "그는 당신이 가까이하지 말았어야 할 사람입니다." 라는 심의관의 대사는 왜 그렇게까지 무모한 계획을 세웠는지 이해가 안 가는 네이슨이 아니라, 네이슨의 그 계획만 아니었다면 나름 재미있고 행복하게 일평생을 살았을 리차드에게 더 어울리는 말이었습니다. 정상윤씨가 극도로 계획적이며 어찌보면 리차드보다 더 한 싸이코로 느껴질만큼 제 정신이 아닌 네이슨을 연기했을 때에도 Life plus 99 years에서 우형 리차드가 불쌍하다거나 안쓰럽다거나 하는 느낌을 받아본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이 날, 이 공연에서의 산호 리차드는 정말로 가여웠습니다. 그는 심리학의 권위자-_- 닥터 레오폴드가 준비해놓은 '엑스페리먼트'에 반강제적으로 차출된 실험표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정상윤의 네이슨 - 멀쩡한, 너무도 멀쩡한

- 이 공연을 보고 나서 저는 상윤 네이슨에 대해 갖고 있던 확고한 믿음 하나를 놓게 되었습니다. 전 이 네이슨 만큼 '그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당신의 인생도 달라졌을 것'이라는 심의관이 말이 어울리지 않는 네이슨도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끝없이 그의 관심을 갈구하고 그에게 천착함으로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는 상윤 네이슨은 우형 리차드 아니라 그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이런 식의, 자기 파괴적인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 믿었죠. 그러나 역시 나이는 허투로 먹는 게 아니었던 거죠. 심의관님 존경합니다. 당신의 말이 맞았어요. 우형 리차드가 아니라 산호 리차드를 만나니, 상윤 네이슨도 산뜻한 정상인(...)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산호 리차드와 함께 있을 때의 상윤 네이슨은 지극히 이성적이며 리차드를 향해 분노하기도 하고 짜증도 내는 등, 훨씬 투명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데다가 때로는 엄마처럼 선생님처럼 그를 감싸안고 안심시켜주는 어른스러운 모습까지 보입니다. 그리고 후반부 주요 넘버들에서의 표정 연기가, 눈에 띌만큼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 변화들이 산호 리차드와 어우러져 효과적이었느냐고 물으신다면, 글쎄요. 적어도 아직은 '아닙니다.'

- 이건 배우들의 호흡이나 케미스트리 같은 문제가 아니에요. 극을 좌우하는 가장 큰 분기인 '안경에 대한 해석', 그것이 이 페어가 만들어나가는 '쓰릴 미'를 이해할 수 없는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상윤 네이슨은 산호 리차드에 맞추어 세세한 연기 디테일과 특히 Thrill me, Keep your deal with me, Finale 세 넘버의 연기 해석을 이전과 다르게 변화시켰어요. 그런데 '일부러 안경을 떨어트렸다'는 전제만큼은 변함이 없었죠. 여기서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크로스 전, 두 메인 페어가 만든 '쓰릴 미'의 인과 관계는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필석/산호 페어
안경을 떨어트림:사고(Accident) → 아동살해:재앙(Disaster)

상윤/우형 페어
안경을 떨어트림:계획(Plan) → 아동살해:범죄(Crime) 


필석 네이슨의 경우, 공연 초반부엔 연출 의도에 따라 '안경을 일부러 떨어트림'으로 설정하여 연기했으나 산호 리차드와 점점 호흡을 맞춰가면서 '계획'이 아닌, '사고'로 해석 방향을 바꿨죠. 때문에 이 일이 불러올 파장을 전혀 예상치 못하고 단순히 '재미'를 위해 살인을 저지른 산호 리차드와 그런 그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한 자책감 + 범죄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필석 네이슨 모두에게 이 사건은 '재앙' 입니다. 충동적으로 저지른 살인 사건과 실수로 떨어트린 안경, 그로 인해 순간적으로 네이슨을 배신한 리차드와 그런 리차드에게 절망한 네이슨- 그 누구도 의도치 않았으나 우연히 시작되고, 도미노처럼 연쇄 작용을 일으키며 파국으로 치닫은 운명적 재앙이죠. 필석 네이슨에게 있어 산호 리차드란 마치 시지푸스의 형벌, 아무리 힘들게 끌어올려도 내일이 되면 또 다시 추락할 돌과도 같은 것이어서 그가 아무리 충동적으로 비뚤게 나가도 어떻게든 엇나간 그를 정상 궤도로 되돌려 놓아야만 하는 도덕적 책임감을 갖고 있는데, 이게 바로 절대적 균형 감각의 소유자인 필석 네이슨의 가장 큰 비극이자 필석/산호 페어의 긴장감을 촉발시키고 극대화하는 최대 요인이라 할 수 있죠. (상윤 네이슨은? 그냥 돌을 끌어안고 무저갱 밑바닥까지 함께 굴러떨어지는 걸 택하겠죠. 실제로도 그렇게 했고.)

반면 상윤 네이슨은 공연 시작부터 지금까지 쭉, 안경에 대해서는 '사고'가 아닌 '계획'으로 해석하여 연기하고 있습니다. 이 페어에게 아동살해는 명백한 범죄 행위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그들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리차드:스릴/네이슨:리차드) 목적성을 갖고 취하는 행위입니다. 새로운 단계의 게임을 즐기듯 천진난만한 산호 리차드와는 달리, 우형 리차드는 피 자체가 주는 흥분과 스릴을 알고 있는 듯 보이며 그가 살인이라는 범죄를 즐기는 동안, 상윤 네이슨은 리차드의 범죄 행위를 타깃으로 한 또 다른 범죄를 동시에 저지르죠. 이 두 사람은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게 된 후에도 여전히 서로를 거부하고 집착할 뿐 자신들이 선택했던 행위에 대한 대한 후회는 일절 하지 않습니다.

자, 저는 이것이 두 명의 서로 다른 네이슨이 갖고 있는 고유의 해석이라 생각했어요. 상대역인 리차드가 누구냐 와는 상관 없이 말이죠. 그런데 이 날 공연의 산호 리차드를 보면서, 왜 필석 네이슨이 공연을 거듭하며 '계획'에서 '사고'로 해석을 바꿀 수밖에 없었는지 깨달았습니다. 이 리차드를 상대로는 '계획' 분기의 시나리오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기가 어렵습니다. 안경이든 뭐든, 살인 현장에 일부러 단서를 남겨서라도 그를 내 수중에 넣어야겠다는 절박함으로, 네이슨이 자신과 리차드의 인생을 걸고 극단적인 도박을 해야할만큼 산호 리차드는 '잡히지 않는' 존재가 아니에요. 다소 짓궂은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하긴 하지만 제 3자의 눈에도 보일 정도로 네이슨을 사랑하며 네이슨의 관심을 갈구하고 네이슨을 가슴 깊이 의지하는 이 리차드에게, '죽여서라도 가져야겠다'라는 상윤 네이슨의 농도 깊은 집착은 전혀 어울리는 해석이라 할 수 없었습니다.

리차드가 표면적으로라도 네이슨을 배신하는 최초의 장면인 내안경/기다려 이후로 네이슨이 리차드에게 보이는 배신감과 분노, 애증은 그래도 납득이 갑니다. 랜섬노트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네이슨을 아끼던 리차드가 공범행위를 부정한 채 "너!" 라고 말했을 때, 그 배신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기에 네이슨의 절망이 더욱 클 수도 있겠죠. 네, 그래서 이 페어의 후반부는 오히려 이해가 돼요. 하지만 문제는, 안경을 떨어트린 건 이 리차드가 배신의 기미를 1그램도 보이지 않은 Superior 이전에 계획한 일이라는 거죠. 이건 정말 중증 의부증(;;)을 앓고 있는 네이슨이 리차드의 사랑을 시험해보기 위해 벌인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 무한 도전(!!!)이라고밖엔 생각할 수가 없었어요. 이게 무슨 EBS다큐프라임 '인간의 두 얼굴'도 아니고 말이죠-_-;; 아무리 철 없는 열아홉 꼬꼬마라고는 하나 그 똑똑한 네이슨이 왜, 대체 왜, 산호 리차드를 상대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공연이 끝난 후 지금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예 상윤 네이슨이 훨씬 더 철이 없어져서 진짜로 아----무 생각없이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리차드 때문에 열받아서, 아----무 생각 없이 홧김에 안경을 떨어트렸다가 둘 다 인생 조졌다(...)는 해석으로 가거나(근데 이렇게 되면.. 이, 이건 정말 본격 청소년 드라마-_-;;), 아니면 크로스에서만큼은 안경에 대한 해석을 '계획'에서 '사고'로 바꾼 연기를 시도해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필석 네이슨의 경우, 우형 리차드를 만나면서 다시, '사고'에서 '계획' 분기 시나리오로 바뀌었다 들었습니다. 그렇죠, 저 리차드에겐 또 '계획'이 더 잘 어울리죠. (워낙 초지일관 개자식인 캐릭터라 '사고' 분기 시나리오로 가도 '계획' 분기 시나리오에서의 산호 리차드만큼 어색함은 없겠지만.)

- 산호 리차드와 함께 할 때의 상윤 네이슨에게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 무표정한 인형같은 표정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전체적인 맥락이 이해 안 돼서 그렇지, 장면 장면에서의 해석은 명쾌해졌어요. Keep your deal with me에서는 무릎 꿇고 애걸하는 리차드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의자에서 일어날 때 고개를 숙이고 눈을 질끈 감으며 간신히 눈물을 참는 디테일이 추가 되었고, 아버지가 변호사를 사서 석방시켜 줄 거라며 치기어린 희망을 걸고 있는 리차드에게 "그랬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는 대사 연기의 경우, 우형 리차드에겐 '그럴 일은 없을 거야…….'라며 자포자기한 톤으로(이 페어에서의 상윤 네이슨은 이미 같이 죽는 걸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말했으나 산호 리차드에겐 불안해하는 그를 안심시키려는 듯 엄마 미소와 함께 '그래… 그럴 거야…….'라는 톤으로 말하더군요.

Life plus 99 years에서는 애드립으로 추정되는 연기가 하나 나왔죠. 원래 상윤 네이슨은 "상관 없어." 라고 말한 뒤 표정 연기를 하기 위해 약간 텀을 두고 "함께 있기만 하면 돼." 라는 대사를 잇는데, 필석 네이슨의 경우 이 두 대사를 거의 이어서 말했었죠. (아예 대사를 바꿔서 '상관 없어, 함께라면!'이라고 한문장으로 칠 때도 있고) 그 타이밍에 익숙해진 산호 리차드가 그만, 상윤 네이슨이 "함께 있기만 하면 돼." 라고 자기 대사를 다 끝마치기도 전에 "이건 미친 짓이야!!" 라며 자신의 대사를 쳐버렸습니다. 저는 '으악!! 저 중요한 대사를 빼먹고 가겠구나!!!' 하고 속으로 비명을 질렀는데 다행히, 상윤 네이슨이 기지를 발휘해 "우린 함께 있기만 하면 되는데…… 내가 지금 너, 협박하니?" 라고 빼먹은 대사를 자연스럽게 잇더군요. 잠깐, 눈물 좀 닦고요. (훌쩍) 저 애드립 너무 좋았어요 정말. 원래 대사보다도 상윤 네이슨의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지는 대사라, 만약 이게 상윤 네이슨의 처절한 짝사랑 집착;;이 극대화되는 페어인 상윤/우형 페어에서 나왔더라면 아마도 전 밤하늘에 날으는 멍청한 새같이 더스테이지의 티켓박스를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 (그만 하자)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지막 Finale 씬에서 "쓰릴 미……" 하고 리차드의 환영에 홀린 듯 깊은 한숨같은 웃음을 내뱉으며, "……쓰릴 미." 로 끝내던 표정 연기도 달라졌어요. 첫번째 쓰릴미 > 웃음 까진 같은데, 웃은 뒤 표정을 다잡고 입술을 꾹 고쳐 다물며 "……쓰릴 미!" 하고 조금 더 강하게, 마치 "절대 후회 안해." 라거나 "난 절대 배신 안 했어." 라는 자신의 의지를 분명히 표현하려는 듯이 말이에요. 마지막은 똑같겠지- 하고 방심하고 있던 저는 저 표정에 일격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별로 공감은 안 되고(...) 이 날의 상윤 네이슨은 참 많이 울었는데(우형 리차드와 공연할 때도 이만큼 많이 울었던 적은 별로 없었던 듯) 그렇게 줄줄 우는 상윤 네이슨을 A열!!! 에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 것은 저로서도 참,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그 외 잡담

- 첫 키스씬에서부터 깜짝 놀랐네요. 쪽쪽쪽 소리가 적어도 세번은 들렸어요. 08-09 시즌 통틀어 이렇게 진한 키스는 처음 봤습니다; "어때? 행복해?" 이 대사 그대로 산호씨한테 돌려주고 싶었죠. 상윤씨와의 키스가 그렇게 기대된다고 하시더니만(@신상남), 어때요, 이제 행복하세요? ;_; 그러고보니 하늘 리차드 때도 첫키스씬에서 쪽 소리가 J열까지 들려서 깜놀했던 기억이 다시금 새록새록 나는군요. 우형 리차드… 지지 마…….

- 상윤 네이슨과 산호 리차드는 참 사이 좋고 달달한데, 우형 리차드와 있을 때랑은 또 느낌이 다르더군요. 상윤/우형 페어에선 리차드가 가만 서 있기만 해도 네이슨이 자석처럼 철썩 철썩 가서 달라붙어 앵기며 애교 부리는 맛이 있었다면 상윤/산호 페어에선 네이슨이 달라붙기 이전에 리차드가 먼저 와서 손가락 깍지 끼며 그윽(...)하게 바라보기 때문에 네이슨의 "날 좀 쳐다봐 줘"라는 가사가 참 안 와닿고;; 리차드가 워낙에 적극적이라서인지(낫띵과 5분 후 빼고요. 산호 리차드는 상윤 네이슨에게도 문질문질은 안 하더군요. 5분 후에도 왼팔로 네이슨을 터치 하지 않고 그냥 가만 내려놓기만 해서, 리차드 팔을 가슴에 끌어안고 주물주물 하는 걸 인생의 낙으로 삼던;; 상윤 네이슨은 산호 리차드의 다리를 문질문질 하는 걸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네이슨의 스킨쉽이 오히려 담백해진 면이 있었는데-낫띵의 '어루만져주네'에서 무릎 꿇고 자신을 바라보는 리차드 얼굴을 쓰다듬는 거라든지 일어서서 백허그 때 리차드 허벅지에 손 대고 있는 거라든지-이게, 마침 그 때 화음 삑사리;;가 나서 순간적으로 잊어먹은 건지 의도적으로 안 한건지는 다음 공연을 봐서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 이제 필석/우형 페어 빼고는 다 본 셈인데요. 다른 건 몰라도 성적인 긴장감이 높은 건 상윤/우형 > 필석/산호 > 상윤/산호순일 듯. 필석/우형 페어는 성적 긴장감보다는 파워 게임에서 오는 긴장감이 최고로 높을 것 같고요. 상윤/산호 페어는 아무리 꺄르륵 꺌꺌 거리며 물고 빨고 좋아해도 그냥 쫌 친한 여고생 짝지 느낌이고(...) 필석/산호 페어는 뭐랄까, 알 거 다 아는 성인 남자와 순결(;;)한 소년이 빚어내는 금욕적인 섹시함이 있고요. 상윤/우형 페어는 얘넨 진짜 비정상적인 관계라서 할 거 안 할 거 다 해봤겠구나- 싶은 느낌으로 야하단 말이죠. 역시 나… 낫띵 라이크 어 에셈…….

- 로드스터에서 산호 리차드가 네이슨 쪽으로 OK사인을 보내는 시점, 언제부터 달라진 거죠? 제가 예전에 봤을 땐 분명 맨 처음, 아직 바비도 나타나지 않았고 담배도 피워물기 전에 OK사인을 보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날 공연에선 바비가 나타난 직후에 슬쩍 OK사인을 보내더군요. 이거 좀… 하늘 리차드가 17일 공연에서 이렇게 하길래, '에엥? 애가 그 쪽을 향해 서 있는데 그렇게 티나게 신호를 보내면 뭐 어쩌잔 거야?' 하고 생각했었는데요. 그 때 제 기억 속엔 산호 리차드는 애 나타나기 전에 '준비 완료'라는 의미로 신호를 보내고, 우형 리차드는 애를 다 꼬셔서 차 쪽으로 떠밀고난 뒤 애 등뒤에서 '성공'이라는 의미로 신호를 보낸다- 였거든요.

- 올해 리차드 모션은 다들 웃기죠. 웃긴데… 우형 리차드는 모션에 별 변화가 없어서 이제 익숙해졌다라면 산호 리차드는 하나가 익숙해졌다 싶으면 또다른 새로운 모션이 업데이트 되어서 방심을 할 수가 없어요;; 이 날 저를 뿜게 만든 모션은 로드스터의 "반짝이는 멋진 스포츠카" 에서 마치 "반짝 반짝 작은 별~" 노래의 율동처럼 양손으로 스포츠카의 블링블링함(...)을 표현하던 손동작.

- 피아노의 이혜지씨도 이제 전 페어를 한번씩 다 맞춰보셨죠? 이날 공연에서 산호 리차드의 템포에 당황하는(특히 첫키스씬이랑-이건 너무 길어서- 더 플랜에서 '씨발 넌 존나 천재야 블라블라'-이건 너무 빠르게 대사를 쉬지 않고 쳐서- 할 때) 기운;;이 제 자리에까지 느껴져서 제 간담이 다 쓰릴했습니다. 근데 사실 어느 정도는 이해도 가는 게… 페어마다 템포가 달라도 너무 달라요. 필석/우형 첫공이 101분이었는데, 상윤/산호 첫공은 95분이었단 말이죠. 두 공연 모두 이혜지씨가 연주했고요. 그 많던 6분은 누가 다 먹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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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nority Report : 4/28 쓰릴 미 (정상윤/김산호) - Panic me 2009-05-02 23:45:43 #

    ... 공연을 보고 온 직후부터 쓰기 시작한 포스팅인데 5월 2일자 공연을 보고 온 오늘에서야 마무리해서 올려봅니다.)- 이 페어의 첫공을 보면서 몰입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요인은, 지난번 포스트에서 말했듯 극 구성의 중심축이 되는 안경에 대한 해석이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난 후 곰곰이 되짚어보니, 어쩌면 제가 지금까지 ... more

덧글

  • 유리구슬 2009/04/27 01:18 # 답글

    우오- 정독했습니다! 아직 필석/우형 페어를 안 보셨군요. 전 보셨으리라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전 도리어 크로스페어가 취향이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일단 소리만 들어본바로는, 그렇네요.. ㅋㅋㅋ 필석네이슨이 우형리처드를 만나고 '일부러 안경을 떨어뜨렸다'로 해석을 바꾸었다는건 꽤 흥미롭고 신선했어요. 근데 그 이외의 모션은 우형리처드가 필석네이슨에게 맞춘 그런 느낌이던데, 그래도 극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일관성을 잃지는 않는 것 같더라구요. 우형리처드가 개자식이긴 한가보더군요... 아니 왜 네이슨들이 이 리처드들만 만나면 계산네이슨이 되냐면서... 훌쩍.

    덕분에 접한 상윤-산호 페어도 굉장히 신선했답니다. 작년에 내내 우동, 우무, 창무만 달리다가 후반에 가서야 창동으로 공연을 접하고 느낀 '소년들의 장난질'의 느낌이 들었달까요. 이 동갑내기 페어에게서 이런 발랄한 느낌이 날줄이야... 도리어 하늘씨와의 이벤트성 공연보다 더 어린맛이 풀풀 나더라구요. 근데 말씀하신대로, 산호리처드의 캐릭터라면 일부러 안경을 떨어뜨려서 애를 낚을 필요도, 함께 죽을 필요도 없을 것 같았는데 말이죠... 제가 본페어로 쓰릴미를 본 기간동안 설득당하지 못했던 상윤네이슨 캐릭터의 그것과는 또 다른... (흑흑) 제가 크로스 볼때쯤이면 어느 형태든 완성되기만을 바랄뿐입니다. 만약에 상윤네이슨이 '계획'으로 몰고 간다면, 차라리 에쎔(...)페어때보다 네이슨이 더 노골적으로 싸이코패스의 면모를 보여주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미 그런면을 많이 지운 모양이예요. 그렇다면 그렇게 최악의 방법을 써서라도 리처드를 손에 넣어야했던 네이슨이, '그 방법 밖엔 없었다'가 아니라 '극대화된 S의 가장 흥분되는 구속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극단적인 싸이코패스 네이슨 x 철이 없는 리처드도 꽤나 흥미로운 설정일것 같은데 말이죠. ....이런 생각을 하는 저도 정상은 아니겠죠.. 그렇죠....

    본페어보다, 크로스페어는 해석이 정말 나날이 달라지는 것 같아서 참 재미가 쏠쏠하네요~ 크로스로 나름 해석을 자유롭게 달리고 본페어로 돌아오면 어찌될까도 궁금해요!
  • 꿀꽈배기 2009/04/27 10:00 #

    필석/우형 페어는 물이 오르면 보려고 며칠만 더 기자려보자~ 하고 있는 중입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이미 물이 제대로 오른 것 같지만요. 호호. 사실 제 취향에선 가장 멀리 떨어진 페어 같아서, 영접할 날짜를 신중히 택일하고 있는 중이에요. 필석 네이슨의 해석 변화는 저도 무척 흥미로웠죠. 우형 리차드는 정말이지 손에 안 잡혀주는 캐릭터라 계획을 꾸밀 수 밖에 없는 네이슨의 심정이 십분 이해갑니다. 그치만 이런식으로라도 네이슨에게 사랑 받고 있으니, 작년보단 낫지 않나요? 아하하하... 하하... 하... OTL

    하늘리차드의 경우 실제로는 어린데, 오히려 어른인척 하는 캐릭터였어서(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일부러 어린 척 하는 형아들보다 훨씬 더 어려보였지만;) 단독으로 보면 모를까 상윤 네이슨이랑 같이 있으니 나이차가 더 두드러지는 역효과가 났었죠;; 실제로 동갑이라는 점만이 주는 느낌이 확실히 무대 위에서도 이어지는 것 같아요. (근데 상윤우형페어도 동갑 아닌가요.. 그러나 그쪽은 왜..-_-;;)

    요 아래 친구가 전해준 어제자 공연 후기를 들으니 유리구슬님 말씀대로 상윤 네이슨이 3월 초반부의 그 무서웠던 싸이코패스 네이슨으로 돌아가는 듯한 기미도 보이는 것 같네요. 극단적인 싸이코패스 네이슨 x 철이 없는 리처드- 요건 제가 봤던 3월 11일, 12일, 17일자의 상윤/우형 페어의 해석이었기도 해요. 결코 유리구슬님께서 정상이 아니신 게 아닙니다. 우리가 정상이 아닌 거라면 그 분들은 이미 지옥의 문턱 저 너머....(이하 생략)

    저 역시 크로스도 크로스지만 이러다 본 페어로 돌아오면 어찌될지 참으로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더구나 상윤씨는 상산 막공을 마치고 본 페어로 돌아오는 거지만, 우형씨는 20일까지는 필석 네이슨과 상윤 네이슨을 번갈아가며 상대해야 하는 지라 각기 다른 네이슨에 맞춰 컨프롱(...)이 제대로 될런지도 참 ㅋㅋㅋㅋ
  • 시니사군 2009/04/27 01:26 # 삭제 답글

    꽈배기님의 통장잔고가 걱정될정도로 끊임없이 계속되는 뮤지컬 글을 보고 있자니..

    음 뮤지컬은 단순히 오페라랑 비슷할려나 싶었는데

    오히려 연주자 혹은 지휘자의 기량이나 성향, 해석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일반적인 클래식을 더 닮은면이 있군요.

    요 며칠간 어떤 매체일지 많이 궁금해지긴 했어요.

    그런데....손 안 대는게 낫겠죠? -_-;;;;
  • 꿀꽈배기 2009/04/27 09:48 #

    음, 사실 말이죠. 지금 제가 이 작품 관련 포스팅을 많이 하고 있는 것같지만, 실제로는 이것보다 더 많이 본 뮤지컬도 있답니다. 관련 포스팅을 안해서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지. (...) 아무튼 제 통장님한테, 시니사군님의 안부인사는 확실히 전달하도록 하겠어요.

    오페라든 뮤지컬이든 클래식 연주든 연출가/지취자와 배우/연주자들이 "함께" 만들어간다는 면에서는 모두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오페라를 본적이 없어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고요 OTL 뮤지컬의 경우 같은 극이어도 배우에 따라 그 내용을 다루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기도 하더군요. 어떤 배우들은 마치 째즈처럼 무대 위에서, 아예 즉흥적인 자신만의 연기와 해석을 펼쳐보이기도 하거든요. :)

    에잉, 손을 대신다해도 요즘의 저처럼 비이성적으로 즐기기야 하시겠어요. 저는시나사군님의 냉철한 이성을 믿습니다. 지르세요. <-
  • ㅂㅎㄴ 2009/04/27 01:49 # 삭제 답글

    진심으로 후기에 동감하면서
    보고 온 날 또 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든 건 상산페어가 처음이야 올해는.
    바로 그 보고 온 날.. 아... 달달한 정도가 아니라 목구멍 안으로 설탕을 아예 쏟아 붓는 것 같은 이런 느낌은... 다...닭살이...
    어떻게 전혀 다른 느낌을 가진 페어의 캐릭터 둘이 만나서 이토록이나 달달한 느낌을 쏟아낼 수 있는지 난 정말.. 정말...@@!ㅁ나얾ㄴ;ㅣㅏㅓㅠ ㅣㅠㅏㅓㅠ;ㅣㅏㅓ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이씨 정네이슨 귀여워 사랑스러워 산호리차드랑 있으니까 정말 진짜 정상인이야ㅠㅠㅠㅠㅠㅠ상윤우형이 너무 비틀려 있다면 상윤산호는 진짜 으아 앙멀니ㅏ어ㅣㅏㅓ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래도 올해 내 취향의 페어는 산호가 껴 있는 강산이나 상산같아.. 아오 귀여워 죽겠다 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

    흐 흥분해서 미안..(..)
  • 꿀꽈배기 2009/04/27 09:43 #

    ㅎㄴ님 취향이 이렇게 달달한 페어였다니, 의외로군! 그래 뭐 이 페어가 달달할 거라고는 신상남 때부터 예상했지. 예상했어. 이 페어에서의 정네이슨은 분명 메인 페어때만큼 정줄 놓고 리차드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완전 제정신이라기엔 안경을 왜 떨어트린 거지? 싶어서 혼란스럽스빈다. ㅎㄴ님은 그저 산호를 뒤따른 것 뿐? ㅋㅋㅋ 내 친구녀석 하나도 어제 산호 리차드 첫공 찍고 산호씨한테 발려서 돌아왔다지. 마성의 산호 리차드!!! 이건 진짜 김산호씨가 갖고 있는 고유 속성인 것 같아. 이번에 배역 참 잘 골랐어. ㅋㅋㅋㅋㅋㅋㅋ




  • 2009/04/27 03:22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꿀꽈배기 2009/04/27 09:35 #

    아니, 남이 먼저 하길 바라지 말고 언니가 선구자가 되는 거야! 당당하게 일어서긔!!! ....라고 하지만 나도 사실 쓰릴 미에서 기립하기란 정말 힘들다 orz 하고 싶었던 적도 별로 없긴 하지만. 이건 진짜... 일어나면 배우랑 너무 눈 마주치고 부크럽고(...) 게다가 요즘들어 내 감상이 진짜 마이너하구나를 느끼고 있어서, 나는 아마 내가 일어나도 아무도 뒤따라 일어나지 않을 그런 날에만 기립하고 싶어지겠지. 쳇.

    상산이 '투 보이즈 스토리'에 가장 잘 맞는 페어라는 언니의 의견엔 100% 동감. 상우가 너무 비뚤어진 감정을 갖고 있는 페어라는 것에도 동감. 근데 난 미숙한 소년들이기에 오히려 '이렇게까지' 정도에서 엇나갈 수도 있다고 봐서, 올해 연출 의도에서 벗어났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상산을 보기 전까진 이 페어가 올해의 쓰릴미에 가장 잘 어울리는 페어라고 생각했었지) 언니, 세토나 만화 본 적 있나? 봤겠지. 봤을 거라 믿어. (...) 내가 이 페어 보고 처음 딱 느꼈던 게 아 이건 세토나다. 세토나야. 오 지저스, 내가 살아 생전 세토나 작품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를 실사로 보다니- 였거든. (최근작 말고 바이올리니스트나 동서애 같은 거)

    그래!!! 중요한 건 파멸이라고!!! 둘 다 지옥에서 썩어 문드러지는 거!!!! 관계개선을 위한 4주간의 조정기간 같은 건 필요 없어!!! 내가 쓰릴미에서 원하는 게 이런, '정말 서로가 서로를 만나면 안 됐을', 구원의 여지라고는 겨자씨만큼도 없는 자기파괴적 관계라서.... 난 어쩔 수가 없어. 그냥 저 페어를 보고 있으면 나의 욕망을 들킨 기분이거든. OTL

    암튼 뭐 그건 그렇고, 네이슨은 다시 버전1로 돌아가고 있는가. 덜덜. 근데 이 페어에서 그렇게 되면 정말 산호 리차는 지못미일 뿐인데. 그래도 작년 그 분은 일부러 떨어트린 건 아니었잖아. 게다가 동촤드도 좀 싸가지가 없어서 쌤통이란 느낌이었고. 근데 이 분은 일부러 떨어트려 놓고 애를 그렇게 겁주면 이 뭐 리차는 새장 속에 갇힌 새... 촤드메랄다... 어쩔 ㅜ_ㅡ

    "널 죽도록 내버려 두진 않으실거야."

    이 대사에선 나도 상우페어로 볼 때 딱 한번,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 있었어. 너네 아빠가 아니라, "내가 널 죽도록 내버려 두진 않을 거야." 라는 느낌. 아니 근데 그럴 거 왜 떨어트렸냐고, 대체 왜. 흑. 그래도 언니의 자세한 해설을 상기하며 내일은 최대한 이해하고 올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 그랬으면 좋겠다. ;_;

    오늘 건에 대해선, 해본 적 있어~ 날 믿어 자기~ 라고 하고 싶지만... 해본 적 없어. 이겨내야지.. 모르겠어... OTL 설령 내가 이따 "난 다 잊었어!! 됐냐?" 라고 문자를 보내더라도 날 너무 원망하진 말아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09/04/27 04:45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꿀꽈배기 2009/04/27 09:16 #

    으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진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거길!!!! 그것도 하필 그분들까지 오신 날!!!!!!! 지못미지못미지못미지못미x999999999999999999999 어쩌자는 거야 너 이 오빠야!!!!!!!!!!!!!!!!!!!!!!!!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어, 어째서 비밀댓글의 답댓글은 비밀이 아닌 공개인 것일까...... 그래도 어제 수위는 첫키스 만큼은 아니었나보지? 첫날 나름 만족하셨나보군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건 정말 미스테리다. 차라리 그 터치가 우형 페어에서만 나온 거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17일에도 그랬잖아? 뭐지? 으음, 진짜 그냥 17일의 모든 연기는 15일의 리플레이일 뿐이었던 걸까. 산호리차도 좀 만져줘 안아줘 사랑해줘 봐. ㅜ_ㅡ

    눈이 어떻게 된 건지 언니의 '잘란다'가 순간 '질린다'로 보였어. 그래서 읭? 질려? 설마? 했다가 눈을 비비고 다시 보니 잘란다.... 그래..... 내가 질렸나봐. 언니의 사랑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 같군요. 나도 그 오빠가 보고 싶다. 내가 벌써 일주일이나 못 봤다구? 그치만 의외로 금단 현상은 없고. 아아, 난 차가운 도시 여자가 될테야!
  • Prin 2009/04/28 12:46 # 답글

    정독한 후기 간만이네요.....오우, 저는 상윤산호 페어만 빼고 다 봤는데....이제 5월 2일날 보러 갈 참이거든요~~그렇게 두분이서 달달하시다더니....달달한 쓰릴 미가 제 취향일지는 모르겠지만, 신선하긴 하겠군요+ㅁ+....저는 필석/우형페어에 푹 빠져있어서....상윤산호페어에 대한 평이 나름 괜찮은데 그 페어의 공연이 여섯번 밖에 없다는게 슬퍼요-_ㅠ
  • 꿀꽈배기 2009/04/29 10:07 #

    안녕하세요, Prin님. :D 필석/우형 페어에 푹 빠져계시군요. 저는 아직 딱 고 페어만 못 봐서 호기심이 극에 달해있답니다. 당장 현매라도 지르고 싶어요. 흑흑. 상윤/산호 페어는 막상 보고나니 제 취향이라 말하긴 어려웠지만, 두 배우가 빚어내는 특유의 달달함과 풋풋함만큼은 쓰릴미 사상 다시 보기 힘들 신선함일 거예요. 올해 쓰릴미는 각 페어별 느낌이 정말 많이 달라서 재미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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