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골대는 근황 by 꿀꽈배기

1. 최근 일주일 정도 계속되었던 구토와 어지럼증, 두통 및 소화불량(써놓고 보니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_-;)이 드디어 오늘 완전체로 진화하여 회사도 결근한 채 병원으로 고고싱했답니다. 의사 선생님께선 임파선이 부었다느니, 신경성 위염이라느니 이런저런 얘길 하시다가 정확한 병명이 뭔지는 안 가르쳐주시고는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약을 처방해드리면 조금은 나아지겠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뻐... 뻔한 말씀 감사합니다?


암튼 그래서 신경안정제 5일 처방받고 나왔는데, 이거 먹으니 몹시 졸립군요. 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스트레스를 원천 차단시킬 셈인가....!!

2. 자고로 스트레스는 쇼ㅑ핑으로 풀어줘야 제 맛인데, 바로 밑에 포스팅한 것처럼 이번달에도 가계부를 소설로 쓰는 바람에 카드비로 통장 잔고 오링=_= 카드비 사용 내역을 보니 거의 70% 이상이 식비로군요. 그것도 주로 값 비싸고 질 좋은 주전부리들. 어차피 얘들의 운명은ㅡ 1)사서 집 냉장고에 모셔다놓고 까맣게 잊어버린 후 폐기처분하거나, 2)1과 같은 참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집에 오자마자 아귀처럼 먹어치우고는 큰 1번과 같은 병세로 인하여 오바이트 ㅡ중에 하나가 대부분인데 말이죠. (....라고 포스팅하다가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 터틀을 냉장고에서 꺼내왔다) 그래도 일단 먹고 죽은 귀신이 삼도천에서 캣워크도 잘한다고.... 우걱우걱. 근데 욘석 어쩐지 가슴속에 멜라민 삼천ppm쯤은 품고있을 것 같은 st.... 하지만 포장박스의 성분표시에 멜라민 들어있다고는 안 쓰여 있었으니 괜찮을 거예요. 우걱우걱. 만약 10월 말까지도 이 스트레스의 제 1원인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순간적으로 버서커정줄놓 상태가 되는 걸 막기 위해 스스로에게 라이더 재킷을 선물해야겠어요.

3. 얼마 전, 엄청 뒷북으로 투니버스판 은혼을 몰아서 봤는데 1번과 같은 나날이 계속되다 보니 감상도 못 남겼네요. 제 감상을 짤방과 함께 한 줄 요약하면....

 기... 긴토키 주제에 이렇게 멋있으면 어쩌자는 거임?


아니, 저 스기토모의 긴토키 정말 좋아하거든여. 긴토키 그 자체라고 생각해왔거등여. 근데 쿠토키는 심각할 정도로 간지가 폭발하네여. 얼마나 멋지냐면 술 처먹고 골목길에 오바이트 하는 소리마저도 아름답게 들린다니깐여. 원작 특유의 병맛이 희석될 정도예요. 역시 님은 다 옳다. 초반의 나사 풀린 긴토키도 이렇게 멋있으니 홍앵편 가면 어쩌라는 건가여. 엉어어어엉엉. 엄마 우리도 접시따위 떼버리고 투니버스 봐요우. 흐엉어어어엉.

여기저기서 원성이 자자했던 카구라도 제가 듣기엔 괜찮았습니다. 쿠기미야 리에의 카구라와는 많이 달랐지만, 애니를 보지 않고 원작만 읽을 상태에서의 해석이라면 어쩜 투니버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어요. 설정상 이주노동자잖아요, 얘. 그렇다면 캐서린이랑 엇비슷한 외국(계)인 억양인 편이 원작 설정엔 충실한 연기일 수도 있죠. 원작이 없는 애니라면 또 모를까. 만화든 라이트노벨이든 원작이 존재하는 애니의 경우, 한국판 애니의 성우 및 제작진들의 가장 큰 과제는 '일본판 애니와 100% 똑같은 애니를 만드는 것'이 아닌 '원작을 잘 해석하는 것'입니다. 원작 팬의 입장에서도 한국 성우들이 일본 성우들이랑 얼마나 비슷하게 연기해내는지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 지켜보는 것보다는, 투니버스의 원작 은혼 코믹스 해석이 선라이즈가 했던 해석과 어느 부분에서 얼만큼 다른지에 중점을 두고 감상하는 쪽이 훨씬 더 즐거운 여정이 될 거라 생각하는데, 전자에 더 의의를 두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려. (일본판 애니의 중2병 찌질이 로이에서 탈피해, 보다 원작에 가까웠던 애니원판 하가렌의 성인, 남자, 군인, 로이에 춤을 추며 기뻐했던 사람)

여담이지만 캐서린 연기는 투니판에서도 좋았습니다. 한국 트렌드에 맞게끔 외국인 억양 가운데서도 특히, 미수다의 브로닌 비슷한 톤(~했습니다)으로 연기하시는 게 인상 깊었어요. 만약 2-3년 전이었다면 블랑카에 가까운 캐서린을 볼 수 있었겠죠. 이런 게 바로 더빙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 신파치, 타에는 무난하고 삿짱은 약간 허스키한 톤이긴 하지만 의외로 괜찮은 느낌이네요. 그 목소리로 더 거칠게 다뤄달라고 대사치고, 쿠토키는 또 싸늘한 톤(마치 '그해여름'에서 승준님한테 짜증낼때의 톤. 어흙 ㅠ_ㅜ)으로 맞받아치니 어째 일본판 애니보다 쫌 더 본격 성인 만화가 된 듯한 느낌도;;

가츠라는 성우분께서 한국판 사무라이 참프루의 진 역이셨다는 거 듣고나서부터 쭉 믿고 갔습니다. 그 때의 진, 오나전 섹시했거등요. 하악하악. 단정하고 조용한 가운데 은근 섹시한 게 즈라에도 잘 어울리겠다 싶었는데 역시 좋네요. 언뜻언뜻 아상보다도 더 정갈한 느낌이라(이건 성우가 갖고 있는 원래 이미지 탓도 있는 듯) 엘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시점부터 그 천연보케 연기를 어케 하실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아, 몇 화였는진 까먹었는데 '원수'를 '웬수'로 발음하신 건 캐릭터 성격 상 좀 깼어요.

신선조쪽은 쫌 미묘한데 일단 오키타는 일본판보다는 좀 성숙한 목소리톤에, 연기도 대놓고 비꼰다기 보단 심드렁한 톤으로 무심한 듯 받아치는데 그게 또 사람 엄청 열받게 만드는 느낌? 히지카타는 나카이보다는 쪼끔 덜 허스키하고 어려보이는 목소립니다. 일본판이 홍대 출신 락밴드의 베이시스트 연하남 같은 느낌이었다면 한국판은 빅뱅의 탑같은 아이돌 연하남 느낌이랄까. (뭐냐 이 비교는) 곤도는 완전 묵직한 느낌이네요. 그리고 개그연기도 오나전 진지하게 하셔서 좀 다른 측면으로 웃기긴 한데 이게 맞는 건지는 아직 모르겠음;; 타에와의 연기 조화는 좋은 것 같아요.

참, 맞다. 우리 토시가 곤도씨한테 존대말해요 여러분. 으하하하하. 싹퉁바가지 소고도 토시한테 부장님, 부장님 하면서 존대말해요. 역시 동방예의지국. 아하하하하하. 그거말고도 호칭이 한국 정서에 맞게 조금씩 변한 부분들이 있는데 대체로 만족스럽습니다. 특히 신파치나 카구라가 긴토키 부를 때 쓰는 호칭인 '긴짱'을 '대장'으로 바꾼 부분은 잘 한 것 같아요. (여담이지만 저 호칭은 제가 한국어로 팬픽쓰면서도 항상 고민되는 부분이거든요. 일단은 한국어로 쓰고 있는 글인데 난데없이 일본식 호칭이 섞이는 것도 영 어색하고 해서) 즈라도 웬일로 츠라가 아닌 원작 그대로의 즈라로 나오고 있고(애니에선 이름을 가쓰라로 부르다보니 '쓰라'라고 부르기는 뭣해서-_-;; 애칭은 원작 그대로 간 듯). 츠우 노래의 '쵸메쵸메'는 '네모네모'로 번역. 노래도 굉장히 잘 부르셔서 깜놀했습니다. 역시 가창력은 한국 승.

투니버스를 통해 일색 있는 애니를 본 건 켄신이랑 이누야샤가 마지막이었어서, 저는 '사무라이'라든가 '에도'같은 단어가 그대로 나오고 등장인물 이름도 하나도 안 바뀐데다가 히라가나를 CG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는(대신 한글자막 첨부) 은혼이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정말 10년이면 강산도 변하긴 하나 보네요. 캐릭터 이름 자체를 바꾼 건 삿짱 하나로, '사루몽 키미요'(원:사루토비 아야메)라는 듣도 보도 못한 이름으로 바뀌었는데 성과 이름을 이어부르면 사루몽키미요가 되죠. 원작의 원숭이 네타를 살리기 위한 제작진의 피땀 어린 고뇌;;가 느껴집니다. 슬램덩크와 더불어 한국판 개명계의 레전드, 그린우드의 남궁상민이가 떠오르는 센스로군요.

아직 6화까지밖에 못봤지만 다른 분들 얘기들으니 우리 닼의 그 유명한 '짐승'운운은 '괴수'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으하하!! 괴수, 괴수래!! 드디어 굇수로 인정받았구나, 장하다! 이제 귀병대는 그야말로 '괴수대백과 컴퍼니'가 되는 건가효? 우리 초딩 CEO 닼대장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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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키뮤 2008/10/01 00:33 # 답글

    아 신경 안정제. 저도 처방 받아 먹어봤어요. 졸립죠 그거 ㅠㅂ)
    신경성 가진 사람들이 미련한 게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데에서 또 스트레스를 받지
    애초 그게 조절이 가능했다면 스트레스 안 받고 살았다고…… 흑흑
    아무쪼록 몸 관리 잘하세요 ㅇ>-<
  • 꿀꽈배기 2008/10/02 01:45 #

    정말 어어어어어어어어엄청 졸리네요. 약만 먹으면 거의 기절한 듯이 자고 있습니다!
    이 바닥엔 감수성 예민하신 분들이 많으셔서 그런지, 이 약 처방 받은 분들이 참 많으시네요.
    역시 덕후루스랄지 뭐랄지. 흑흑. 아.. 아니 이게 아닌데... 흑흑. ㅠ_ㅜ
    키뮤님 말씀대로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 애쓰는 게 더 힘겨워요.
    본격!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스트레스 받는 만화를 그려야할 지경입니다.
  • mikojjang 2008/10/01 02:27 # 답글

    에고..몸상태가 듣기만해도 심각한 상태시로군요.;ㅅ; 이럴땐 며칠 푹 쉬는게 상책인데.... 신경안정제는 병원에서 권하는대로 다 드시지 마시고, 몸이 감당할 정도로만 드시길... 예전에 신경치료 받을 때 약물부작용으로 거의 한달은 앓아누었거든요.(되게 독해요.... 이비인후과약보다 더) 저희집은 투니버스가 나오질 않아서 실시간 감상은 못하고 있어요. 그냥 웹에 올라오는 샘플들만 드문 드문 듣는 편인데, 구자형님 긴토키는 말씀대로 너무 근사해서 깜짝 깜짝 놀라요.(너무 왕자님 같아서 ㅋㅋ;;) 3년을 일본판에 익숙해진만큼 한국판이 더 좋다!라는 감상까진 아직 못하겠지만 국내 정서에 맞게 잘 해석한 것 같더군요. 최재호씨의 가츠라 경우에는 말씀대로 목소리가 정갈하기 그지 없더라고요. 좀더 사근사근한 맛도 있고. (아상의 가츠라도 정갈하지만 어딘지 꼬장꼬장한 맛도 있어 보였거든요. ) 17화는 다카스기 나오는 부분만 보았는데, 일본 성우분과는 톤이나 캐릭터 해석이 조금 다르게 느껴지긴했지만 신선하고 어울렸던 것 같아요.( 일판 다카스기는 좀 더 보스삘이 나고 한국판은 진짜 세상에 불만 많은 놈처럼 보였음) 한국판 다카스기와 가츠라와 대면도 정말 궁금했었는데, 최재호님이 연기를 상냥하게 해서인지 분위기가 긴장감이 돈다기보다는 왠지 참 다정해 보였습니다. 그런데.....이후로는 기약이 없겠군요. 양석정님의 다카스기는 ㅡ-;;;;;;;;;
  • 꿀꽈배기 2008/10/02 02:04 #

    며칠!! 푹!! 쉬는 게 상책!!!! (이라고 이베리아 반도 한가운데에서 기획서 쓰시는 팀장님께 외쳐보지만, 팀장님께서는 나를 보지 않으시고...) 평범한 직장인 꿀꽈배기는 이쯤에서 적절하게 1년도 2년도 아닌 9년(10년이었나?) 유급휴가서를 당당히 제출한 다카스기 용자를 부르짖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부, 부럽다 젠장!!

    가장 최근에 쿠님 망가지신 게 오늘부터 마왕의 귄터 역할이었어서, 전 이번에도 그 정도로는 망가지시겠거니 생각했는데 말이죠. 이게 웬 스파이크+정대만+덴마... 나.. 나의 긴토키는 이러치아나... 좀 더 허술하고 허술한데다 허술한 남자지 말입니다? ;ㅁ;

    미코님 댓글 보고 저도 냉큼 17화만 찾아봤는데요. 아, 잠깐 자음남발 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즈라랑 다카스기군(꼭 다카스기'군'이라고 불러줘야 쓰겠다) 대화 분위기 이거 뭔가요. 이건 마치 삼성기업이미지 광고의 훈이 엄마와 훈이의 대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훈이 너, 이번에도 숙제 안 해갈 생각이야? 그러다 선생님한테 죽어~" 즈라 말투 딱 이건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얘네 너무 10년지기 절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아하아. 진정하고, 역시 더빙판은 참 재미있어요. 으하하. 특히나 은혼의 경우는 실제 막말 인물들을 모델로 한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일본 성우들은 원작 속 캐릭터에 더해, 모델이 된 실제 인물에 대하여 갖고 있는 이미지(원작에선 영락없는 초딩 꼬꼬마인 닼이 애니에선 언더월드의 보스 이미지로 재탄생한 것도 일반적인 일본인들이 지니고 있는 다카스기 신사쿠의 이미지가 어느정도 투영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도 연기에 녹여내는 반면, 우리나라 성우들이야 그런 게 있을리 만무하니 딱 원작'만' 읽고 해석한 캐릭터가 나오는 차이도 있는 듯 하지요.

    아, 뭐랄까. 전체적으로 투니버스판 은혼은 뭔가 호노보노한 동인세계 같고요. 크크크. 쿠님이나 다른 은혼 출연 성우분들 언제 한 번 코믹에 나오셔서 라이브라도 한 번 해주셨음 좋겠네요. 꺆.
  • 로빈 2008/10/04 02:52 # 삭제 답글

    오.. 신경안정제. 그거나도 먹어봤어. 그다지.. 좋지않은 이유로? -_-
    그대는 아파서 간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이지만.. 난 무려 신경정신과에서 받아먹어봤지
    후후후; 약 먹으면 멍~하고 졸립고 .. 막 그래서 정상적인 사고가 안 되더라.
    스트레스많이 받고 있나부다.... 그거 먹으면 음... 생각이 안 흘러가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확실히 덜 받기는 한데........ 대신에 무슨 일을 할 때 효율이..
    무지막지하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ㅠㅠ;;;

    아무튼 아픈거 얼른얼른 낫길 바래..
    글찮아도 말랐는데 더 마르겠구만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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