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혼] 길(道) by 꿀꽈배기

올봄에 삘 받아서 썼던 글인데 어저다보니 가을에나 올리게 된 글.
늘 그렇듯이(?!) 전체 관람가.

계속 봅니다.







이제 길은 멀지 않았다. 목적지로 향하던 그의 발걸음이 멈추어 섰다. 오가는 마을 사람들을 위한 것인 듯, 마을 초입으로 향하는 좁은 오솔길에는 나무 밑동을 잘라 만든 소박한 의자가 놓여 있었다. 그 풍경을 유심히 바라보던 그가 반듯한 걸음걸이로 다가가 맨 오른쪽 의자에 살며시 앉았다.

작은 참새가 두어 마리 발치에 다가왔다 날아갔다. 멀리 보이는 큰 길가로 버스가 세 번 지나갔다. 고즈넉이 지는 가을 해를 바라보고 있던 그의 옆 얼굴에, 마침내 소년의 힐끔거리는 시선이 와 닿았다.

"집에 안 가고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소년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처음 만난 이에 대한 경계심도, 질문에 대한 답을 채근하는 조바심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는 목소리의 주인공에 대한 호기심을 잠시 접어두고 들판으로 향해 있는 시선을 옮기지 않은 채로 대답했다.

"기다렸지."
"누구를?"
"네가 그렇게 물어봐 주기를."

눈과 눈이 마주쳤다. 소년의 얼굴에는 아이답게 놀라는 구석도 없었다. 생각이 없는 건지 아니면 너무 많은 건지 판단하기 어려운 소년의 눈동자를 다정하게 들여다보며 그가 말을 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쪽이야말로 집에 안 가고 뭐 하는 거지?"
"기다리는 중이야."

재치있게 맞받아치는 소년의 대답에 슬쩍 나오려는 웃음을 참았다. 그는 '무엇'이 아닌 '누구'를 기다리는 것이냐고 물어왔던 소년의 말을 되새기며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누구를?"
"……."

소년은 대답 대신 고개를 돌렸다. 그 상태로 미동도 하지 않는 소년의 옆얼굴을 머릿속에 새겨넣은 후 그도 다시 정면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바른 자세로 고쳐앉았다. 일고여덟살쯤 되었을까. 크지 않은 키에 바싹 말라 홀쭉한 볼이었지만 지금 당장 쿡 찔러도 쓰러질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 제법 꼿꼿한 체구였다.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은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빗지 않은 듯 제멋대로 헝클어져 있었고 해진 바지 밑단은 심하게 얼룩져 있었다. 그리고ㅡ 길고 시원한 그의 눈매 안에서 호기심 어린 눈동자가 흘깃 옆으로 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경쓰이는 것은 저 목검이었다. 소년은 자기 키 만한 목검을 다리 사이에 끼운 채 두 손으로 꼭 붙들고 있었다. 오래되고 낡아 날 부분의 칠이 다 벗겨진 검이었지만 그 기세만큼은 어엿한 어른용 목검이었다.

"하- 루- 토오-"

소리가 난 쪽을 향해 소년의 고개가 반짝 들렸다. 멀리 길가에서 놀던 남자아이 하나가 어머니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마을 쪽으로 부지런히 뛰어가고 있었다. 어느새 저녁식사 때가 된 것이다. 그의 눈동자가 기민하게 소년을 쫓았다. 소년은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하자마자 시선을 제자리로 거두었으나 달리 실망하는 기색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는 '부모의 호출을 기다리는 평범한 아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 소년의 조금 전 물음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았다. 그의 말에 거짓은 없었다. 그는 진실로, 무슨 말이든 좋으니 소년이 자신을 향해 말 걸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자신에게 누구를 기다리고 있느냐고 말문을 연 소년은 대체 누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언제부터, 얼만큼이나. 무언가를 당부받기라도 한 듯 목검을 쥔 그 작은 손바닥 안이 땀으로 흠뻑 젖어들었을 것으로 생각하니 괜스레 자신의 손안까지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손바닥을 한 번 폈다가 다시 쥐자 그때까지 그의 손에 들려 있던 비닐봉지가 바스락 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는, 처음으로 아이의 눈동자가 그 또래 아이다운 순수한 호기심으로 빛나는 것을 목격했다.

벚꽃인가? 비닐봉지 안에 가득 들어 있는 것을 보고, 소년은 생각했다. 뽀얗고 몽실하게 부풀어오른 꽃송이들이 봉지 안에 가득 들어 있었다. 발그레한 복숭앗빛보다는 노란 개나리 빛을 띄고 있다는 점이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엄지손톱만 한 크기의 그것은 영락없이 막 개화하기 시작한 벚꽃송이였다. 그는 봉지를 향해 집중된 소년의 시선을 의식하며 다소 과장된 억양으로 입을 열었다.

"아, 이거 말이지?"

희고 가는 손가락이 비닐봉지의 매듭을 풀기 시작했다. 저 정도 양이면 적어도 벚나무 두세 그루는 알뜰히 털었겠는데. 이 계절에 대체 어디서 벚꽃을……. 소년이 마음에 담아둔 질문을 던지려던 찰나, 그가 꽃송이를 두세 송이쯤 집어 입 안에 쏙 집어 넣었다. 그에 대해 '이상한 사람'이라고 내렸던 소년의 자체 평가가 '미친 사람'으로 한 단계 내려갈 무렵, 경악하는 소년의 얼굴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맛있게도 오물거리던 그의 입술이 말을 이었다.

"이건 '팝콘'이라고 하는 과자야. 그 얼빠진 표정을 보니 처음 본 모양이로구나. 하기야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에도에 들어온 지도 얼마 안 됐으니까."

그러고 보니 어디에선가 이제껏 맡아본 적 없는 고소한 냄새가 풍겼다. 난생처음 보는 과자 때문에 난생 처음 본 이상한 사람에게 놀림 받았다는 창피함보다, 새롭게 발견한 먹을거리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컸다. 소년의 배에서 자신도 모르게 꾸르륵하며 배 곯는 소리가 났다. 그가 놓쳤을 리 없다.

"배고프니? 벌써 해질 무렵이니 그럴만도 하지."

그제야 창피함으로 얼굴이 상기된 소년을 향해 그는 상냥하게 웃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건 안돼. 우리 학생들 줄 거거든."

자기 간이라도 빼줄 듯이 해사한 얼굴로 비닐봉지의 입구를 단단히도 매듭지어 묶는 그를 보며, 소년은 어떤 말을 던져야 이 어처구니 없이 놀림당한 분이 조금이라도 풀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러나 결국 나온 말은 단순한 질문이었다.

"당신 선생님이야?"
"글쎄."
"그럼 그 나이 먹고 아직도 학생이야?"

순진하게도 날 선 소년의 질문에 이번엔 그가 소리 내 웃었다.

"가르칠 것보다 배울 게 많은 행복한 사람이라서 말이야."
"학교는 싫어. 따분해."

자신의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게 되자 소년은 뾰로통한 얼굴로 무릎을 끌어안고 그 위에 턱을 괴었다. 때문에 그의 눈빛이 일순 새로운 흥밋거리를 발견하고 반짝이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학교, 다녀봤어?"
"구경은 했어."
"멀리서 보는 것과 직접 배우는 건 많이 다른데."
"뭘 배우는데?"

무심하게 질문을 던지며 소년은 이어질 그의 대답을 예상하고 있었다. 숫자 세는 법, 글자 쓰는 법,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 그리고 또…….

"살아가는 법."

의외의 답변에 소년은 하던 생각을 멈추었다.

"상처를 곪게 하지 않는 법, 지붕을 잘 올리는 법, 잘 익은 감자를 캐는 법, 더러워진 신발을 깨끗이 닦는 법, 길게 자란 머리카락을 멋지게 다듬는 법 같은 거 말이야."

또다. 처음 자신과 이야기 할 때 마주했던 다정한 눈동자가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피할 까닭은 없었다. 소년도 지지 않을 기세로 그를 마주 보았다. 그의 긴 눈매에서 느껴지는 상냥함, 딱 그만큼의 장난기도 스며들어 있는 눈빛이었다. 소년을 향한 그의 입꼬리가 씩 올라가며 기분좋은 미소를 그려냈다.

"하나도 모르지?"

아, 그러세요? 잘 나셨네요. 소년은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누르며 똑같은 패턴으로 두 번씩이나 놀림당한 분을 삭혔다. 이상한 일이었다. 계속해서 그의 의도대로 이끌려가는 느낌이었지만 이 대화를 끝내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소년의 머리 속을 차지하고 있는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조금 더 이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 조금 더, 이 사람에 대해 알고 싶다. 그러고 보니 이제껏 소년은 다른 사람, 그것도 자신보다 한참 아니가 많은 어른과 이토록 긴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이 없었다. 소년이 그 사실을 깨달을 틈도 없이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우리 학교에서는 그런 걸 배우지. 그리고 하나씩 배워갈 때마다 이렇게, 상으로 과자를 주는 거야. 그러니까 그 꾸르륵 거리는 소리가 안타깝기는 하다만 규칙은 규칙. 공짜로 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나도 하나는 알아."

그는 소리내어 무엇이냐고 묻는 대신 눈을 동그랗게 떠 보였다. 아무리 뜯어보아도 악의라고는 티끌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얼굴이었다. 여기에 또 속아 넘어가면 안 된다. 소년은 마음을 다잡으며 말을 이었다.

"당신 같은 어른이 배고프고 힘없는 아이를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거라는 거."

소년의 말에 그는 잠시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곧 여유 넘치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당연하다'라, 그게 어째서 당연한 거지?"
"그야……."

소년의 말문이 막혔다. 왜냐니ㅡ 왜냐니? 그런 건 생각해 본 적 없다.

"당연히…… 그러는 게 당연하니까…… 그건……."

스스로 하고 있는 말이 억지에 가깝다는 것을 아는 소년의 목소리는 점점 작게 잦아들었다.

"그렇게 생각한다니, 이제껏 제법 좋은 어른들과 지냈나 보구나.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게 당연하다 여길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야."

냉정하게 느껴질만큼 엄격한 충고였지만 소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집중해서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었으나, 그의 목소리엔 꾸짖어진다기 보다 따뜻이 보살펴지고 있는 듯한 포근함이 있었다.

"세상에 처음부터 당연한 건 없어. 모든 것은 누군가가 나서서 그렇게 되도록 만든 거지. 알겠니? 네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 세상에서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게 만들려면, 다른 사람들도 너와 똑같이 생각하기를 원한다면, 혼자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론 부족해. 자신만의 논리를 갖고 다른 이를 설득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하는 거야."

알겠니? 이해가 되니? 말을 덧붙이진 않았지만 소년을 향해 있는 그의 눈동자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소년은 생각했다. 이런 게 '배운다'는 걸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그건 틀렸다고 말하는 어른들은 많이 봐 왔다. 하지만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지, '어떻게'하면 틀리지 않을 수 있는지를 발에 채일만큼 거리에 널려있는 볼품 없는 꼬마들에게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다.

대체 지금 눈 앞에 있는 이 사람은 뭘까. 소년은 곰곰이 생각하다 스스로 나타낼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으로 자신의 느낌을 전달했다.

"이상한 사람이야 당신."
"그런 말 종종 들어."

소년은 그렇게 말하고 싱긋 웃는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참만에야 조심스레 다시 입술을 뗐다.

"학교에서는…… 죽지 않는 법 같은 것도 가르쳐 줘?"

이번에는 쉬이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글쎄…… 그런 건 모르겠는데."

소년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익숙지 않은 체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대신 살아있는 동안 재미있게 사는 법은 가르쳐 줄 수 있지."

그는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내려 이마 위로 흐트러진 앞머리를 살짝 매만져 주었다. 자신도 모르게 목검을 쥔 소년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 모습을 하나도 빠짐없이 관찰하던 그의 눈꼬리가 살짝 휘어졌다. 갈 길은 멀다. 그러나 쉼 없이 나아가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 됐다. 그만 일어날까?"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가볍게 옷을 털어냈다. 마치 원래부터 동행 중이었던 사람을 대하는 듯한 태도에 소년은 엉겁결에 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손뼉을 치며 말을 이었다.

"아, 그래. 내 이름은 요시다 쇼요."

요시다, 쇼요. 그런 이름이었다. 눈빛으로 이제 자신이 소개할 차례임을 채근하는 그를 향해 소년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사카타…… 긴토키."
"긴- 토- 키-"

쇼요는 자신이 들은 이름을 재확인하려는 듯 소년의 이름을 입으로 소리내어 불렀다. 한 음절, 한 음절을 아주 천천히 곱씹듯이 발음하던 그 목소리에는 말을 처음으로 배운 아기가 '엄마'라는 단어를 되새기는 것과도 같은 집중력과 아주 오래된 고목에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아로새기는 손길과도 같은 신중함이 배어 있었다.

의식과도 같은 시간이 흐르고 마치 긴 소화를 끝낸 듯 개운해진 쇼요의 시선이 다시 긴토키를 향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벚꽃을 닮은 고운 손이 망설임 없이 내밀어 졌다.

"어서 와, 긴토키."

존중감. 나라는 존재가 누군가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함부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 그 순간 목 울대를 치고 올라오던 뜨끈한 열의 이름을 긴토키가 정의할 수 있게 된 것은 제법 먼 훗날의 일이다. 첫 만남에서 쇼요가 단 한 번도 자신을 '꼬마'나 '야'따위의 호칭으로 부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또한 그 즈음의 일이었으며, 긴토키가 긴토키를 처음 만난 쇼요 정도의 나이가 되었을 때에는 콩알만한 어린애를 상대로 무시하거나 윽박지르지 않고 끈질기게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어른에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도 간신히 알게 되었다.

긴토키는 내밀어 진 손을 맞잡았다. 양손으로 검을 쥐고 있던 긴토키의 손바닥은 얕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살과 살에 같은 온도의 땀이 배어들던 찰나, 그것은 요시다 쇼요의 길지 않은 생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의미있는 순간이 되었다.

긴토키의 손을 붙잡고 걸음을 떼던 쇼요가 문득 자리에 멈추어섰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벚꽃을 닮은 과자 한 웅큼이 긴토키의 손안에 쥐어졌다. 긴토키는 여전히 한 손에 목검을 쥔 채로, 다른 손안에 들어온 과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학생들 줄 거라며?"
"호오, 보기보다 기억력이 좋군요 학생."
"그치만 난 아직 아무것도 배운 게 없는데……."
"내 손을 잡았잖아.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건 살아가는 데 있어 꽤 쓸모있는 지혜거든."

쇼요는 긴토키에게 신호를 주듯 맞잡은 손에 힘을 한 번 꽉 주었다.

"이 순간을 잊지 않는 대가야."

요시다 쇼요라는 존재가 아직 살아 숨 쉬는 사람이었을 무렵 긴토키는 물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한 치의 의심이나 망설임도 없이 어린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던 것이냐고. 쇼요는 시원하게 웃으며 별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긴토키는 그 미소가 정말로 근사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주 나중에서야 카구라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스승의 답을 돌려줄 수 있었다.

"왜냐니, 당연하잖아 바보야."

긴토키는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말했다. 언젠가의 가을볕을 닮은 근사한 미소였다. 



 Fin.        

 





'꼬꼬마 콜렉터' 요시다 씨의 애꼬시기 시리즈.
쓰고보니 뭔가 이건 패러디도 아니고 거의 패러렐의 영역에 근접한 것 같지만-_-;
제가 생각하는 쇼요 선생의 이미지는 대략 이렇습니다.
친화력도 있고 화술도 좋고 그만큼 야심도 많고... 무엇보다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사람!
반말하는 애한텐 똑같이 반말하고 존대하는 애한텐 똑같이 존대합니다.

그래서 제 안의 은혼에서는 긴토키, 츠라, 닼- 이 셋이 회상하는 쇼요 선생이 실은 다 제각각입니다.
쇼요에 대한 대강의 공통된 이미지는 있지만 애초에 쇼요는 세 아이들을 모두 다른 방식으로 대했고,
세 명에게 전한 메시지도 모두 달랐으며 그 결과, 세명이 쇼요를 추억하는 방식도 제각각이 되었다는 게
제 설정입죠.... 이런 젠장, 원작자가 안 그려주니 내 멋대로 상상하고 있잖아!! 책임져 소라치!!!

(내일 출근해야하는데 새벽까지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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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시니사군 2008/09/22 23:23 # 삭제 답글

    가츠라가 다카스기한테 누구보다 분노해야할 녀석이 참고있는데 블라블라블라 했던걸로 미루어 볼때, 늘 소요는 고아였던 긴토키의 파파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홀로 지레짐작 해보지만......

    원작자는 말도 없고 생각도 없어요.
  • 꿀꽈배기 2008/09/23 00:03 #

    뭐 워낙 살아 생전 사이가 각별하기도 했겠고.... 츠라가 홍앵편에서 그렇게 언급했던 이유에 한해서는 1) 긴토키가 쇼요 죽음의 중요한 동인으로 작용했거나(이럴 경우 닼이 긴토키한테 유난히 깐죽대는 것도 설명됨) 2) 긴토키가 쇼요의 죽음을 목도한 최후의 목격자이거나(쇼요의 죽음을 어떤 식으로 처리할진 모르겠는데 만약 역사 그대로 참수되었다고 한다면 이건 아니겠죠. 그렇담 마지막으로 만난 것도 닼이었을게고-_-)- 둘 중의 하나가 아닐까 막연히 생각 중입니다. 후후. 소라친도 구상이야 해 놨겠죠. 다만 '추억편' 그 이후의 전개가 진짜 문제라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갑자기 서프라이즈 진실 혹은 거짓 버전으로) 암튼 이게 다 와츠키 때문이에요.
  • 마르고트 2008/09/24 19:49 # 삭제 답글

    눈앞에서 긴토키씨와 쇼요선생님이 왔다갔다하네요-
    꿀꽈배기님의 설정 너무 좋은걸요ㅠ 모든 사람의 기억에 똑같이 남는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 꿀꽈배기 2008/09/29 00:03 #

    이 설정이 심화되면 서로 다른 이미지의 선생님을 회상하는 가운데, "나, 나의 선생님은 그렇지 않다능!!" 하며 상기된 얼굴로 하악거리는 '소덕후' 닼이라든가 등장하고요.... (아, 아니 저 정말 패, 팬 맞구요. 맞을텐데)
  • mikojjang 2008/09/24 21:45 # 답글

    꿀꽈배기님의 간만의 소설 즐겁게 잘 읽었어요. 마음까지 청량해지는 기분이네요.^^ 쇼요 선생과 어린 긴토키의 만남이 뽀얀 화면 속에 펼쳐지는듯합니다. 근래 추적추적함의 극치를 달렸던 제 은혼 망상계가 한순간에 정화되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도 쇼요 선생은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확실하겠죠 뭐... 질겅~<-) 노련하달까, 능청맞은 구석도 있을 듯 합니다. 물론 기본적인 고상함은 지키는 선 안에서요. 상대에 따라서 행동도 눈높이를 맞추었을 것이라는 부분에도 적극 공감해요. '진짜 어른' 혹은 '완성형'이라는 느낌이 확실히 들 것 같아요. 긴토키와 쇼요 선생의 관계는 저도 많이 생각해 봤는데, 수 많은 독자들의 망상 이상의 파격적인 설정은 없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쇼요 선생이 억울하게 죽은 것만큼은 확실한 듯 싶긴해요. 저는 다카스기가 긴토키에게 시비 거는 것 만큼,긴토키가 유난히 다카스기를 듣보잡 취급하는 것도 마음에 걸려요. 기본적으로 츤츤거리는 아저씨긴하지만 그래도 속정이 깊은 사람인데, 다카스기에게는 정말 냉정 그 자체였던 것 같거든요.(그, 그냥 하도 껄렁대니까 얄미워서 개무시하는 것 뿐인가....==;;;;;;)
    사실, 은혼에서는 츠라나 다카스기도 역사와는 포지션이 많이 바뀐감이 있어서-일단 학당 자체가, 꼬꼬마 아가들의 과외 서당(?) 같은 느낌이라- 쇼요 선생이 어떤 식으로 죽을 것인지도 단정짓기가 어렵네요. 사실, 정말 쇼요 선생과 가츠라가 동인계의 루머(?)처럼 닮은데가 많은지도 진심으로 궁금하긴합니다. 정말 그렇다면 동인계에 또 한번의 후폭풍이 몰아칠 것도 같아요. (그러면 이 과거부분만 한국의 윤석호 PD를 특별 초빙해서 맹근다거나...<-고마해)
    좋은 소설 잘 읽었습니다. ^^ 바쁘시겠지만 앞으로도 간간히 부탁드려요.;ㅁ;
  • 꿀꽈배기 2008/09/29 00:29 #

    미코님의 장문의 댓글 감상이다. 와앙. (떡밥을 덥썩 물면서) 이, 이걸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얼만큼 기뻐해야 할지... 우걱우걱. ;_; 올리면서도 막연히 간만이란 느낌이 들긴 했지만, 정확히 날짜를 확인해보니 1년 2개월 만에 올린 은혼 팬픽이더만요. 제... 제가 원래 이런 애가 아닌 건 아닌데 이런 애가 아닌 게 아니도록 반성 중입니다, 네네. || OTL

    본문 후기에서도 짤막하게 언급하긴 했지만 긴토키에게 쇼요란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이상하지만 좋은 사람' 정도의 느낌으로 생각하면서 썼습니다. 긴토키와 쇼요는 꼬꼬마 셋 중에서도 가장 사적인 관계였을 것 같아요. 대화 내용도 사상적인 부분은 배제한, 정말 단순하고 개인적인 부분들로만 채워졌을 것 같고. 반면 즈라나 닼은 좀 더 '후학'이랄까, '후임자'같은 느낌으로 교육시켰다는 느낌이 강하지요. 전혀 다른 성향의 애들을 제각각 다뤄서 그 아이들이 성정한 후에도 각자 다른 방식으로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훈육했다랄까. 뭐, 그런 느낌입니다.

    긴토키의 닼 은따시키기에 대해선, 첫만남에서부터 긴토키한텐 듣보잡 캐릭터(...)로 인식되었다- 에 한 표이긴 한데 말이죠-_-;; 닼이 긴토키에게 갖고 있는 열등감만큼이나 실은, 긴토키도 닼을 신경쓰고 있다 라는 설정이어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이 둘은 서로가 서로를 '결국 모든 걸 다 가지고도 늘 자기가 제일로 불쌍한 것처럼 구는 녀석'이라 고깝게 바라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 같아요. 후후...

    후후....

    작가가 안 써주니 독자의 헛된 망상만 늘어가는군요. ;ㅁ; 그래도 다른 팬분들의 머릿속 은혼 세계를 엿보는 건 언제나 햄복한 일입니다. 지난주도 미코님 개인지 덕분에 행복했어요. 으허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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